안녕 본본 노란상상 그림책 91
정유진 지음 / 노란상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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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시골 집에서 키우는 잡종견 말고

반려견이라는 이름으로 강아지를 키워 본 경험이 딱 6개월 있었다.

[초롱이]는 견종이 시추였는데 먹는 걸 엄청 좋아했다.

배변 훈련이 미처 되지 못한 어린 강아지를 데려왔는데

배변패드를 깔아둬도 집안 곳곳에 실례를 해대는 바람에 너무 힘들었다.

낮에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여기저기 실례를 해대니

결국 출근하며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식탁 다리에 매두고 나왔다.

 

퇴근할 무렵 현관 앞에서 발소리가 나면 바닥을 긁어가며 짖어댔다.

낮 동안 혼자 얼마나 외로웠을지 짐작이 가고

줄에 매여 자유롭지 못했으니 얼마나 지루하고 고통스러웠을지...

결국 가족회의를 통해 종일 돌봐줄 수 있는 가정으로 입양보냈다.

우리 아이들은 눈물바람하고....

 

오랜만에 [초롱이]의 추억을 소환하게 만든 책, <안녕 본본>을 만났다.

만남과 이별, 죽음과 애도와 추억을 이야기하는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아름다운 그래픽노블이라는 책 소개 글이 마음에 와 닿았다.

반려 동물들을 기르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당연히 경험하게 될 만남과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추억해야 할지

작가의 경험을 통해 담담히 전해주는 감동이 진하게 전해졌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본본과 함께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일상과

언젠가는 추억으로 남게 되는 시간의 여정이

함께하지 못했던 나와 [초롱이]와의 추억을 대입하여 상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죽음의 시간을 보낸 후 사랑하는 본본을 그리며 애도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장면들에서 울컥하기도 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간접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마치 우리가 사랑했던 대상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일은

우리 마음속에서 그 대상이 영원히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 같았다.

 

<안녕 본본>을 읽으면 누구나 떠오르는 대상이 있을 것이고

그들은 독자의 마음속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반짝이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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