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안경 - 2022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
릴리아나 보독 지음, 나디아 로메로 마르체시니 그림, 최희선 옮김 / 라플란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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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거리는 물음표예요.

매번 관계가 시작되는 순간, 정답이 없는 문제에 직면하는 기분이지요.

할아버지는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세상을 보는 법을,

사람과의 거리를,

그리고 그 속에 추억이 있음을.

 

무심해 보이는 할아버지에게 다정함을 보았듯이.

(옮긴이의 말)

 

<할아버지의 안경>의 앞표지와 뒤표지를 쫙 펼쳐보면

한 소녀와 할아버지가 각자의 안경으로 함께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제목을 보고 할아버지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아이에게 전해주는 글인가? 라고 생각했다. 읽고 나서 보니 그 생각이 크게 어긋나진 않았지만 글과 그림의 해석이 딱 떨어지는 책이 아니여서 쉽진 않았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살고 난 노인의 삶에 대한 철학적인 안목이 담긴 책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에 해석도 다양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가 사용하는 세 가지 안경은

지켜보는 안경, 자세히 보는 안경, 바라보는 안경이었다.

내가 할아버지라면 난 <할아버지의 안경>을 언제 사용하게 될까?라는 생각을 통해 이 책을 돌아보고 싶다.

 

내 기준으로 얘기하면 지켜보는 안경은 일상의 범주를 살펴볼 때 사용할 것 같다.

일상에서 뭔가 특별한 일은 없는지, 또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관심을 둘 때 필요할 것 같으니 늘 곁에 두고 사용할 것 같다.

 

자세히 보는 안경은 좀 더 촘촘하고 가까이에서 챙기고 살필 일은 없는지 확인할 때 사용할 것 같다. 가족들의 일상, 가까운 이웃들의 일상, 직장에서의 일상 등을 챙기고 살뜰히 보살피는 삶은 아주 중요하다. 이런 가까운 사람들과의 일상이 깨지고 무너질 때 가장 힘들고 영향을 많이 받게 되기 때문이다.

 

바라보는 안경을 사용할 때는 즐겁고 감사하고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할 때 사용할 것 같다. 자연 속에서의 짧은 여행일 수도 있고, 든든한 지원자를 만나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일 수도 있고, 혼자서 즐기는 여유로운 시간일 수도 있다.

 

삶의 순간순간마다 다양하게 꺼내 쓸 수 있는 나만의 안경을 곁에 둔다면 나의 노년도 할아버지처럼 미소 지을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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