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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두더지한테 아무도 관심 없어 ㅣ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남동완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4월
평점 :
어제 모시던 교장 선생님의 정년 퇴임식을 갖었다.
함께 하던 분들을 떠나보내는 것도 아쉽고 힘들지만
새롭게 만나게 될 인연을 맞이하는 것도 떨리고 긴장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생활하는 것이 이처럼 긴장되는 것은
어른이나 아이나 다 똑같지 않을까?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 새로 입학하게 되는 친구들이 읽으면 좋을
그림책 <쳇! 두더지한테 아무도 관심 없어>를 만났다.
땅 파는 재미에 빠져 깊은 정글까지 와 버린 두더지는
눈도 안 마주쳐 주는 홍학, 덩치 큰 하마, 커다란 뿔이 무섭게 생긴 말코손바닥사슴과
고릴라 등 정글에 사는 친구들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속상해하며
다시 돌아갈까 고민하지만 그래도 정글에서 재미있게 지내보기로 마음먹고 남는다.
어느 날 정글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땅속 두더지 집에 물이 넘쳐나자
두더지는 다른 동물들과 함께 나무에 올라가지만 두더지가 잡은 나뭇가지가 부러져
거센 물살에 떠내려가고 만다.
두더지는 자신에겐 전혀 관심도 없고 도망가기 바쁜 동물 친구들이 너무 섭섭했지만
꼼짝없이 떠내려가 아무도 모르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까 봐 너무 무서웠다.
그때, 저 멀리서 들려오는 “두더지야, 우리가 왔어. 여기 잡아!”라는 말과 함께
하마를 타고 동물 친구들이 두더지를 구하러 왔다.
두더지는 친절하지 않은 동물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것과
겉모습만 보고 친구들의 진심을 오해했던 것을 사과하고 고마움을 전했다.
자기 할 일을 하느라 무심해 보였던 친구들의 모습 속에서
친구의 어려움을 도와줄 줄 아는 따뜻함이 숨어 있다는 것을 찾아낼 줄 아는
두더지는 새롭게 시작하는 정글 생활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정글 친구들이 건네는 작은 친절과 도움이 두더지의 새 출발을 든든하게 지켜준 것처럼
이 책을 읽은 독자들도 친구들에게 그런 사랑의 손길을 내밀 수 있고,
친구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며 감사할 줄 아는 아이들로 성장하길 바라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잘 전해져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