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 속에서 정원 그림책
메리첼 마르티 지음, 사비에르 살로모 그림, 최문영 옮김 / 봄의정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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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다양한 친구를 곁에 두고 싶다.

나와 공통의 관심사에 끌리는 친구도 필요하고

나와는 전혀 다른 성향의 친구를 만나는 것도 흥미롭다.

 

우리가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그 사람과 함께 한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많다.

나와 잘 맞을 것 같아 다가가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때도 있고

나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는데 의외로 통하는 면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과 함께 하는 시간은

친구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라는 생각한다.

 

앞뒤 표지 가득히 넘실대는 파도 위에 떠 있는 두 소년의 모습이 담긴 책

<물결 속에서>에는 뭔가 숨은 얘기가 많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튜브를 타고 떠 있는 마르틴을 향해

거침없이 뛰어 들어가는 또 금발 머리 아이.
둘은 만나 대화를 하지만 마르틴은 뭔가 불편하고 힘들어 보인다.

모래밭에서 놀자는 친구의 제안마저 거절하니 말이다.

하는 수 없이 다가갔던 친구는 인사를 남기고 다시 해변가로 돌아간다.

 

그리고 바다 위에 혼자 남은 마르틴은 바닷속으로 쑤욱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다.

물고기로 변신해 바닷속에 가라앉은 난파선으로 들어가 보물상자를 발견하고

엄마를 위한 선물을 가져 온다.

 

그 순간 일어난 반전!

모래밭에서 깜빡 잠이 든 엄마는 놀라 급하게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튜브만 남겨진 자리에서 마르틴을 애타게 부르던 그 때,

거친 호흡을 뱉으며 마르틴이 고개를 내민다.

마르틴은 엄마에게 보물상자에서 가져 온 목걸이를 전해주고,

엄마는 마르틴을 안고 물 밖으로 나오는데...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금발 머리 아이는 파라솔 밑에 놓여진 휠체어를 보게 된다.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던 마르틴의 상황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 금발 머리 아이는

마르틴에게 다가가 사과하고 함께 놀며 친구가 된다.

서로의 상황과 모습이 달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된

마르틴과 금발 머리 아이는 친구가 되기에 충분했다.

금발 머리 친구는 자신의 오해에 대해 사과했을 것이고

마르틴은 자신이 여행한 바닷속 난파선 얘기를 들려주지 않았을까?

 

나와 다르다고 구분 짓고 경계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입장을 헤아리고 그 마음을 나누기 위해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게

바로 친구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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