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지만 괜찮아! 아르볼 상상나무 10
리사 시핸 지음, 고정아 옮김 / 아르볼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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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유난히 나와 친해지길 원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나의 취향에 맞추려 노력했고 그럴수록 난 그 친구가 부담스러웠다.

지금 생각하면 더없이 고마운 일이지만 난 그 친구의 진심을 잘 받아주지 못했다.

그렇게 학년이 올라가고 반이 바뀌면서 그 친구와 멀어져 버렸지만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미안한 일이여서 그 친구를 만날 수 있다면 사과하고 싶다.

 

친구를 사귀는 일은 누군가에겐 너무나 쉬운 일일 경우도 있고

어떤 누군가에겐 너무너무 힘든 일일 수도 있다.

 

<용이지만 괜찮아!> 책 표지엔 번쩍이는 비늘을 달고 데크에 앉아

누구나 할 수 있는 친구 만들기책을 들고서 숲속 친구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용이 있다.

이것저것 재주도 많고 숲속에서 혼자 사는 주인공 테드는

친구를 너무나 사귀고 싶어 하는 초록 용이다.

 

친구들이 좋아 가까이 다가가면 다들 깜짝 놀라 피하기 일쑤다.

테드의 날카로운 발톱과 연기 섞인 콧김 때문에 친구들이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곰들의 숲속 파티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테드는 곰돌이 의상을 입고

파티에 참석해 즐겁게 놀다가 그만 터져 나오는 재채기를 참을 수가 없었다.

재채기로 옷이 터지고 테드가 용이라는 사실이 발각돼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곰 옷을 입은 생쥐, 말코손바닥사슴도 자신들의 정체를 드러내며 문제가 커져 버렸다.

 

곰들은 모여 회의를 한 결과 곰들의 숲속 파티모두의 숲속 파티로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더 이상 곰의 옷을 입지 않아도 돼고 나무타는 연습이나 곰처럼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낼 필요도 없었다.

 

대신 테드는 테드만이 친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를 흉내 내며 사는 삶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인정받으며 사는 삶.

곰들의 지혜도, 자신의 방식으로 친구들을 사랑할 줄 아는 테드도 모두 훌륭했다.

드디어 초록 용 테드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친구 만들기에 성공한 것이다.

 

학창시절 나와 친구도 서로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바라봐 줄 수 있었다면

지금쯤 늙어가는 인생 놀이터에서 즐겁게 함께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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