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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토끼 귀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88
이은혜.이신혜 지음 / 북극곰 / 2022년 5월
평점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옛이야기를 알고 있었는데 이 이야기의 원전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이스칸다르 왕과 미다스 신의 이야기가 실크로드를 따라 신라에 전해져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는 옛이야기로 남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대의 ‘임금님 귀는 당나귀’가 새롭게 패러디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그 궁금증을 해결해 줄 책 <임금님 귀는 토끼 귀>가 나왔다.
이은혜, 이신혜 자매 작가가 색다른 관점으로 패러디한 이야기가 반갑게 느껴졌다.
제목에서 예상되는 이야기는 오히려 반전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며 작가들의 유머 코드를 장착하고 글과 그림으로 이 책의 곳곳에 숨어있다.
야행을 나온 임금님이 시들어 버린 꽃들을 보고 물을 주러 우물에 가서 물을 긷는데 그 샘의 물은 맞으면 길어지는 이변이 발생한다. 열심히 물을 준 임금님도 힘들고 지쳐 남은 물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자고 일어나 보니 그만 두 귀가 길어져 버렸다. 고민하던 임금님은 토끼 귀를 가리기 위해 왕관 장수를 불러 왕관을 만들게 하고 자신의 상황를 알리지 못하게 했다. 입이 근질근질한 왕관 장수는 나무에 올라 종이비행기에 임금님의 비밀을 그려 날리고 삽시간에 그 비밀은 널리 퍼지고 말았다.
이때, 임금님은 우리의 생각을 깨는 결정을 내리는데, 백성들이 다 알게 된 사실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기에 자신의 토끼 귀를 공개해 버리고 후련한 마음으로 지내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와는 전혀 다른 결말이지 않은가?
자신의 고민이었던 상황을 순식간에 행복의 순간으로 바꿔 버린 임금님은 아마 정치도 잘했을 것 같다. 빠른 판단력과 결단력, 그리고 용기 있는 행동으로 백성들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잘 살피고 실행했을 테니까 말이다. 임금님이 자신의 수치였던 토끼 귀를 만천하에 공개하고 홀가분함을 느꼈을 그 순간의 짜릿함이 책을 읽는 내게도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임금님처럼 자신의 선택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절대 후회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또 하나의 반전이 있었으니......
상상에 상상을 더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