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스러운 할머니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89
모지애 지음 / 북극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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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면 그저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느낌만 드는 책인데

내용을 알고 나면 아련해지고 숙연해지는 느낌이 드는 <나의 사랑스러운 할머니> 책을 소개하고 싶다.

 

사실 난 아직 가슴 아프고 두고두고 추억할 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본 적이 없다.

아빠를 천국으로 보냈지만 너무 어릴적 기억이라...

이웃에 살던 큰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느낌은 있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더 이상 볼 수 없고,

그 사람과의 추억이 깃든 장소, 물건들을 볼 때 드는 허전하고 슬픈 느낌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수지네 가족이 언덕 위에 있는 할머니 집에 도착하자 바둑이가 먼저 달려와 반갑게 맞아 준다. 이어 할머니가 수지를 맞아주고...

수지는 할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장소인 사탕을 숨겨 놓았던 부엌, 아주 오래된 화장대와 할머니의 텃밭도 소개한다. 할머니가 멋지게 차려 입고 시장에 가서 사온 찬거리로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수지는 그림을 그린다. 맛있는 밥, 함께 보내는 시간, 수지가 그린 그림을 좋아해 주시던 할니와의 추억을 통해 할머니께 받은 사랑을 기억하는 수지.

 

곧 수지를 부르는 할머니의 소리와 수지를 부르는 엄마의 소리가 오버랩 되며 나타난 장면에 가슴이 쿵! 했다.

수지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할머니 짐을 정리하러 부모님과 함께 할머니 집에 온거였다. 엄마는 수지에게 할머니께 보내 드리고 싶은 물건을 가져오라고 말한다. 수지는 할머니의 신발, 블라우스, 텃밭 작물, 수지가 그린 그림 그리고 개망초 한 다발을 들고 온다. 온 가족이 할머니의 물건들이 연기가 되어 높이 올라가는 걸 보는 장면은 애잔하고 아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참 따뜻한 느낌이 드는 장면이기도 했다. 떠나간 엄마, 할머니를 추억하며 그 사랑을 기억하고, 그 분을 잘 보내드리는 남은 가족들의 마음이 아름답게 표현된 장면 같았다.

 

아마도 수지는 할머니와의 따뜻한 기억과 사랑받았던 그 힘으로 어떤 힘든 일을 만나더라도 넉넉히 이겨낼 것 같은 믿음이 생겼다. 누군가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받는 모든 사람들에겐 그런 능력이 생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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