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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ㅣ 나무자람새 그림책 9
딜런 글린 지음, 김세실 옮김 / 나무말미 / 2022년 5월
평점 :
요즘 같은 장마철에 늘 비를 달고 다니는 구름의 마음은 우울할 것 같아요.
날마다 비, 비, 비를 데리고 다니느라 쨍한 햇살이 너무너무 그리울 테니까요.
햇살 가득 품은 태양이도 얼른 바깥 구경을 나가고 싶어지겠죠?
이러한 구름과 태양의 관계를 통해 각자의 삶을 인정하고 서로의 개성과 차이를 인정하며 자신을 사랑하는 당당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 <구름이>를 읽었어요.
회색빛 빗줄기를 뿌리고 있는 구름이가 그려진 표지 자켓을 벗기면 푸르른 초록 들판에서 아이들과 동·식물들이 함께 뛰놀고 있는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 나타나요.
가는 곳마다 비를 몰고 다녀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없는 구름이와 달리, 곁에 있으면 눈부신 햇살이 반짝이는 태양이는 친구들 모두가 좋아해서 뭐든 태양이와 함께 하고 싶어 했어요.
한여름에 태어난 태양이의 생일날, 구름이의 특별함을 알고 있는 태양이는 친구들이 싫어했지만 구름이를 생일 파티에 초대했어요. 그런데 구름이 때문에 옷과 선물이 젖고 케잌이 녹아내리자 친구들이 구름이에게 불평을 하며 가버리라고 말하죠. 태양이는 친구들에게 실망하고 구름이에게도 미안해서 방에 틀어박혀 버렸어요. 속상한 구름이는 폭풍우를 일으키고 태양이는 꼭꼭 숨어버려 땅에는 몇 달 동안 비만 내렸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내리는 비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며 비에 젖은 세상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시작하지요. 과연 태양이와 구름이도 다시 밖으로 나와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사람들이 자기입장에서만 생각함으로써 각자의 고유한 개성을 인정하지 않아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를 어렵게 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있는 그대로의 친구의 모습을 인정해 주고 그 역할을 이해해 줄 때 나와 다른 차이는 오히려 서로 힘을 모아 협력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지요. 태양이와 구름이가 만나 오색찬란한 무지개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말이예요. 그리고 그 무지개를 보며 태양이는 태양이대로, 구름이는 구름이대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뿌듯함과 당당함을 가지고 자신을 더욱 사랑할 수 있을거예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해 줄 때 나 스스로도 존중받을 수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멋진 책, <구름이>가 장마철을 대하는 나의 생각도 긍적적으로 바꾸어 주었어요. 이번 장마엔 불쾌지수로 빵빵하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뽀송뽀송한 생각으로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구름이의 역할을 이해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