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여행 웅진 당신의 그림책 4
안느-마르고 램스타인 외 지음, 이경혜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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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을 보면 손가락에 낀 진주 반지 속 진주가 유난히 반짝거린다.

제목의 타이포도 진주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책,

<진주의 여행>은 글 없는 그림책이다.

 

<시작 다음>, <안을 보면 밖을 보면>을 통해 만났던 두 작가,

안느-마르고 램스타인 & 마티아스 아르귀의 작품으로 두 책 모두 아이디어가 빛나는 책이었는데 <진주의 여행>은 또 다른 놀라움을 선물해 준다.

두 작가의 네 번째 작품인 <진주의 여행>은 깊은 바닷속 조개 안에 있던 진주가 다양한 이유로 세상을 여행하다가 처음 진주를 발견했던 소년에게 다시 돌아오는 우연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책이지만 독자들이 그림을 따라 진주의 여행길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특한 서사와 구성을 가지고 있다.

 

진주의 여행은 깊은 바닷속에서 진주 하나를 발견한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진주는 소녀의 반지가 되고, 새와 고양이의 장난감이 되기도 하고, 여완의 왕관이 되었다가, 물고기의 먹이가 되고 급기야는 새총의 총알로도 쓰이는 등 상황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 진주가 놓인 상황을 보면서 독자들은 또 다른 생각거리도 찾게 된다. 특히 탐욕스러움으로 진주를 훔치는 사람들이나 진주가 떠내려 오는 쓰레기로 가득한 하수도, 그리고 개발에 따른 수달의 서식지 파괴 등을 마주하면서 인간의 삶의 방식에 대한 성찰을 하게 했다.

 

또 이 책은 왼쪽 페이지에 진주의 현재 위치를 보여 주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진주의 다음 행보를 미리 예상하도록 그림을 배치하고 있는 점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처음 진주 반지를 낀 소녀의 손과 마지막 장면에서 진주 반지를 낀 소녀의 주름진 손을 배치함으로써 삶의 우연을 강조하고 있다. 굵어진 손마디와 주름, 그리고 진주를 감싼 찌그러진 꽃잎은 온갖 세월의 풍파를 지나온 것을 의미하는 것 같고, 처음부터 영롱하게 빛났던 진주는 끝까지 그 빛을 잃지 않음으로써 인생의 소중한 가치에 대한 의미는 변하지 않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 감동이었다.

 

[우연이란 자연스러운 점에서 특별하다] 라는 문장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우연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다.

 

#꽃송이네책장 #그림책 #글없는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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