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는 타조가 등장하지 않는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는 타조가 등장하지 않는다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54
질 바슐레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2년 6월

패러디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전통적인 사상이나 관념, 특정 작가의 문체를 모방하여 익살스럽게 변형하거나 개작하는 수법. 또는 그렇게 쓴 작품] 이라고 되어 있다.

어느 사랑 이야기, XOX와 OXO, 부세주르 레지던스 등을 쓴 질 바슐레 작가가 이번에는 옛이야기들의 주인공을 타조로 패러디한 책이 책빛출판사에서 나왔다.

다소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알고 보면 깨알 재미가 풍부한 책을 만드는 작가의 성향이

이번 책인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는 타조가 등장하지 않는다>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발가락 네 개, 쓸모없는 두 날개, 깃털 없는 목, 펑퍼짐한 엉덩이, 우스꽝스러운 외모의 타조가 옛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표현된 한 장면 한 장면이 무척 재미있다.

샤를 페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그림 형제, 잔-마리 르프랭스 드 보몽, 셀마 라겔뢰프 등의 작가가 쓴 동화와 구전동화의 특징적인 장면이 타조와 함께 새롭게 탄생된 장면들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생각해 보게 하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림 속에 숨은 풍자와 유머코드를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래서 질 바슐레의 책들은 여러 번 자주 봐야 더 재미있다.

빨간 모자를 쓰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서 있는 빨간 모자 타조의 모습, 추위에 벌벌 떠는 성냥팔이 타조, 난장이 한 명을 삼켜버린 타조 공주와 일곱 난쟁이 등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장면들을 이야기하다 보면 이 책의 재미에 푹 빠질 것 같다.

[이리하여 타조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조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라고 마무리하는 이 책은 타조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옛이야기 한 편을 만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