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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와 들쥐 : 물놀이 ㅣ 어린이문학방 저학년 4
앙리 뫼니에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이슬아 옮김 / 여유당 / 2022년 6월
평점 :
두더지와 들쥐 1, 2권에 이어 3권이 나왔다.
봄을 배경으로 한 1권 <두더지와 들쥐: 아름다운 날들>, 가을을 배경으로 한 <두더지와 들쥐: 지렁이 파이>, 그리고 여름을 배경으로 한 <두더지와 들쥐: 물놀이>가 두더지와 들쥐 시리즈의 완성이다.
눈이 어두워서 잘 보지 못하지만 끝없는 상상력을 통해 창의력을 발휘하는 두더지와,
가끔 걱정이 지나치지만 활발하고 열정적이며 부지런한 들쥐의 티키타가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생김새도 성격도 취향도 완전 반대지만 서로 죽이 잘 맞는 단짝 친구인 두더지와 들쥐!
두더지가 소풍길에 사진을 찍자며 카메라 렌즈를 위로 향하게 설치하는 바람에 하늘을 날아가는 새를 찍을 때도, 수영복을 자기에게 벗어주고 알몸으로 물아 들어가 다른 친구들의 비웃음을 살 때도 탓하지 않고 이해해 주는 들쥐를 보면 환상의 콤비가 맞다 싶다.
이야기 내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모험과 우정을 키워나가며 서로의 장점으로 단점을 보완해주면서 소박한 행복을 즐기는 두 친구가 마냥 사랑스럽기만 하다.
특히 <마음의 길> 에피소드에서는 이런 소소한 유머 코드뿐만이 아니라 철학적인 깊이까지 녹아있는 내용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두 친구들의 모습이 그림과 잘 어우러져 있다.
“아름다움은 사방에 있지만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난 세상에서 가장 사소한 것들을 감상하고 있어.” 라며 길가의 작은 조약돌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두더지는 소박한 행복을 즐길 줄 아는 멋쟁이고, 그런 두더지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해주는 들쥐는 영원한 두더지의 응원자이다. 그들은 함께여서 더 행복하고 함께여서 많은 일들이 가능한 존재들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두더지와 두더지 주변에서 말없이 지켜봐주고 함께 해주는 넉넉한 들쥐 같은 영혼의 단짝들이 바쁘게 돌아가는 이 세상 속에서 많이 생겨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