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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의 비밀 ㅣ 사계절 동시집 20
이안 지음, 심보영 그림 / 사계절 / 2022년 4월
평점 :
이안 시인님의 동시집이 나왔다.
<기뻐의 비밀> 시인의 말에서 작가님은 이 세계의 오늘이 알 수 없는 미래와, 지나왔으나 모두를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앎의 계단을 하나씩 밟고 올라가 앎이 끝나는 곳에서 새롭게 만나는 무지의 세계를 통해 알게 된 것은 놓아버리고 전보다 조금 더 모르는 또 다른 처음으로 돌아가 배움 속에서 만나게 되는 기뻐의 비밀을 이야기 한다.
이안 시인의 동시는 굉장히 감각적인 느낌이 든다.
동시 [기뻐의 비밀]에서 왼손으로 ‘기’, 오른손으로 ‘뻐’를 잡고
쭈욱 늘리면 ‘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뻐’ 속에서 ‘이뻐’가 나타난다.
하지만 기쁘다고 너무 뻐기면 기뻐가 끊어지고
기뻐가 끊어질 땐 눈물이 날 만큼 따끔하다고 표현하는데
얼마나 따끔한지 우리 모두 그 느낌을 알기에
이 시를 읽을 땐 따끔한 고무줄의 느낌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진다.
숲 속에 있는 도토리 뚜껑을 보고 지은 [도토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도토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 많은 모자(신발)를 훌렁훌렁
오솔길에
벗어 두고
도토리 뚜껑이 시인의 눈엔 모자도 되고 신발도 된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시를 통해
내 자신이 시인의 눈으로, 생각으로, 마음으로 버무려지는 것을 느낀다.
<기뻐의 비밀> 한 권을 읽고 나면 내 마음이 더 뽀얗게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뽀너스를 받은듯 만난 내가 아는 준기씨의 [힘이불]도 봐서 무척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