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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있어요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31
원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4월
평점 :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조용한 밤
한적한 도로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남겨져 있다.
아기 고양이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곧이어 노란 등불을 들고 곰 아저씨가 나타난다.
아기 고양이는 곰 아저씨와 함께
구불구불 고개를 넘고, 울퉁불퉁 들길을 달려가
친구들도 만나고 보고 싶은 엄마도 만난다.
<나 여기 있어요>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생명의 안녕을 빌어 주는 그림책이다.
이 책에서 곰 아저씨가 종을 울리면 새들이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아기 고양이는 엄마와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곰 아저씨와 함께 다시 먼 길을 떠난다.
엄마가 준비해 준 솜바지와 포근한 목도리가 있어 더 이상 춥지도 않다.
이 장면이 어릴 적에 봤던 상여가 나가는 모습과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종을 울리며 구슬픈 노랫가락을 뽑아내던 아저씨가 곰 아저씨처럼 느껴졌다.
그 노랫소리를 들으며 마을 사람들은 돌아가신 분을 생각하며
눈물짓기도 하며 그 분의 저승길에 안녕을 빌었다.
운전을 하다 보면 로드킬을 당한 동물들이 보일 때가 있다.
움찔하며 놀라 핸들을 급히 돌려 피해가면서도 그 동물의 최후가 안타깝다.
그 동물들 가족들은 여전히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를 기다릴텐데...
그들이 죽어 가며 <나 여기 있어요>라고 말할 것 같다.
또 그렇게 죽음을 맞이한 동물들의 안녕을 빌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면 그저 쓰레기 취급만 받을 것 같아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었다.
길 위에 쓰러진 수 많은 동물들이 곰 아저씨를 만나면 좋겠다.
무섭지 않고 따뜻하게 무지개 다리를 건널 수 있도록...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시대를 살며
그 반려 가족들의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본다.
가족으로 만나는 순간도 우리가 기억하지만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그 순간에도 우리의 모든 애정을 담아
그들의 안녕을 빌며 애도하는 예의를 갖출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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