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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벽이 있다면? ㅣ 나무자람새 그림책 8
사토 신 지음, 히로세 가쓰야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2년 4월
평점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 . .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떠오른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커다란 벽이 있다면?>의 주인공 고양이는 자꾸만 나타나는 벽을
사다리를 타고 넘고, 장대높이뛰기로 넘고, 때론 빨판처럼 찰싹 붙어 기어 넘어간다.
때론 뛰어 넘지 않고 땅굴을 파서 넘어가기도 하고
나중엔 도저히 감당 안되는 높은 벽을 만났을 땐
여러 친구들을 불러 모아 벽을 힘으로 밀어 버린다.
작은 어려움은 자신의 지혜와 용기로 해결하기도 하지만
큰 어려움은 연대하는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과 지혜를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연대를 위한 기본은 어떤 어려움을 만나든지 좌절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긍정적인 마음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는 것 같다.
맨 마지막 장면에서 만난 커다란 강!
하지만 주인공 고양이는 분명 이 강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만났던 벽을 통과하면서 어려움에 대처할 줄 아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머리를 긁적이지만 분명 당당하게 강을 건너
목표 지점에 다다라 있을 고양이를 상상하며 책을 덮는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