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건 싫어!

쓰는 건 싫어! ㅣ 책강아지 1
류호선 지음, 장선환 그림 / 봄볕 / 2022년 2월

모든 아이들이 “맞아요!”를 외칠 만한 제목의 그림책을 만났네요.

봄볕출판사에서 나온 [쓰는 건 싫어!]입니다.

얼마나 쓰기 싫었는지 눈엔 실핏줄이 보이고 진땀을 흘리며 나비를 쓰고 있는 주인공이 보입니다.

7살 토리는 한글을 못 읽어요. 곧 1학년에 입학해야 하는데 글자를 모르니 엄마 속은 타들어 갑니다. 길가의 간판을 보며 글자의 짜임을 설명해 주지만 토리는 걸어가면서 하늘의 구름도 봐야하고 나무와도 인사해야 하고 개미랑도 놀아야 하는데 글자 얘기만 하는 엄마가 못마땅했어요.

어찌어찌하여 글자를 읽게 된 토리!

하지만 더 어려운 일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건 바로 글자 쓰기 였어요.

쓰는 게 아니라 그리는 수준의 글자 쓰기는 너무 힘들었어요.

팔도 아프고 연필을 쥔 손가락은 쥐가 날 것 같았거든요.

말로 하면 되는데 왜 꼭 써야 하는 걸까요?

엄마는 중요한 걸 잊어버리지 않게 써야 한다고 하세요.

그리고 말이랑 글이랑 느낌이 다를 수 있다고 하시며 아빠와 결혼하게 된 이유를 말씀해 주셨어요. 진짜 중요한 건 말하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게 마음을 더 잘 전달할 수가 있다고 하시면서요.

토리는 엄마의 말씀이 알쏭달쏭 했지만 말하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게 마음을 더 잘 전달할 수가 있다는 엄마 말을 믿기로 하고 글자 연습을 합니다.

긴 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거든요.

쓰는 걸 그렇게 싫어하던 7살 토리가 쓰고 싶은 편지는 누구에게 보내는 편지였을까요?

이 책은 읽는 내내 책 속의 상황이 상상이 되며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

자리에 앉아 또박또박 글씨를 써야 하는 상황이 즐거울 친구는 한 명도 없지 않을까요?

어제 1학년 담임 선생님께 그림책 한 권과 학습지를 전해 드렸더니 하시는 말씀이

“우리반 아이들 아직 글 못 읽는 아이들이 절반이라 학습지 하는 거 힘들어요.” 하시며 책만 받아 가시더라구요.

그래도 머지않아 1학년 친구들 모두 글도 술술 읽고 글자 쓰기도 잘 할거라고 믿어요.

재미있는 그림책도 읽어야 하고 중요한 내용을 글로 남기기도 해야 하니까 말이예요.

발명의 힘은 필요라는 말이 있듯이 토리처럼 자신의 필요에 의해 배움이 성장하는 기회를 만날 모든 1학년 친구들을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