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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보고 싶어 - 곰과 함께 슬픔을 달래는 그림책
아이세 보쎄 지음, 안드레아스 클람트 그림, 이명아 옮김 / 북뱅크 / 2022년 2월
평점 :
곰과 함께 슬픔을 달래는 그림책,
이별, 그리움 그리고 기억에 관한 아주 새로운 형식의 그림책을 만났다.
그림책을 읽으며 직접 활동해 볼 수 있는 페이지가 담겨 있어서 책을 덮을 때쯤이면 슬픈 마음의 곰이 위로받고 회복되는 과정을 만나게 된다.
누군가를 떠나 보내고 슬픔에 빠진 곰은 울기도 힘들고 허전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화가 치밀어 소리지르고 싶어한다,
하지만 곰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세상은 그대로 돌아간다.
이런 상황을 곰은 이렇게 표현한다.
[떠나 버린 누군가, 영영 돌아오지 못할 누군가, 그 누군가가 그리워.
어른들이 내 얘기를 진지하게 듣고 궁금한 걸 다 설명해 주면 좋겠어.
안 그러면 난 무서운 걸 상상하게 돼.
이렇게 멋대로 상상하는 건 진실을 아는 것보다 훨씬 나쁠 거야.]
사랑하는 누군가(무언가)를 떠나 보내고 충분히 애도할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이 어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필요하다. 그 애도의 다양한 방법들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어 슬픔과 우울함, 화나는 감정들을 묻어두지 않고 그 감정들을 알아내 주며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함으로써 소중한 기억을 가지고 일상의 삶을 다시 살아갈 힘을 찾게 해준다.
보고 싶은 사람 사진 붙이기
질문 적어 보기
얘기하고 싶은 사람 적어 보기
마음의 느낌 표현하기
눈물 그리기
고함 양동이
슬픔 범벅죽
가장 숨고 싶은 곳
유리병과 깡통에 추억 적어 넣기
애도 경단 만들기
따뜻한 위로 국
위로 향기 만들기
위로 일기 쓰기 등
이 중에서 곁에 없는 누군가가 그리워 화가 날 때 하고 싶은 욕을 쓰고 고함 양동이 속에 대고 실컷 쏟아내는 ‘고함 양동이’ 활동과 꼭 껴안고 몸 비비기, 놀기, 군것질하기 등을 재료로 끓이는 ‘따뜻한 위로 국 만들기’ 활동 등을 따라해 보고 싶었다.
아이들이 누군가를 상실하고 슬픔에 압도 당하지 않도록 애도 과정을 어른들이 함께 해줘야 할 것 같다. 애도 할 때에는 무엇이든지 허용돼야 한다. 화를 내도, 멍을 때려도, 즐거워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해 줘야 한다. 상실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스스로 강해지도록 도와주는게 우리의 할 일이다.
‘애도’라는 웅덩이를 통과하고 나면 전과 똑같진 않지만 세상은 계속되고 삶도 계속 된다는 걸 알게 되고 더 강해진 자신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책을 상실을 경험한 모든 어른과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