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태양의 배 온그림책 5
나카반 지음, 이은주 옮김 / 봄볕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강렬한 색감과 과감한 붓터치가 담긴 그림에 마음을 뺏겼다.

앞 면지와 뒷면지의 해와 달 그림은 바탕색이 뒤바뀐 채로 그려졌고

밤에 출발하여 아침에 이르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 같다.

단순히 짧은 하룻밤이 아니라 잔잔하다가 비가 오기도 하고,

폭풍우도 일고 다시 고요하게 아침 해가 떠오르는 시간의 흐름.

 

이은주 번역가님의 북토크를 들으니 작가의 그림이

처음부터 이 화풍은 아니였고 잠시 작품을 쉬었던 기간이 지나고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면서부터 지금의 화풍으로 바뀌었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지금의 그림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잠들지 못한 한 작은 소년이 작은 조각배를 들고 나와

물에 비친 달 위로 자신의 배를 띄우고 올라 탄다

포근한 햇살,

바람과 때때로 비,

누군가가 손도 흔들어 준다.

 

뿌우- 뿌우-

뱃고동으로 인사 나누며

바라보는 마을 풍경

 

배가 앞으로 나아가면

나는, 우리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어떤 것이든 꿈꿀 수 있다.

 

작은 조각배가 밤을 지새우는 동안

거대한 함선으로 바뀌고

드넓은 바다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장면은

마치 우리 삶의 여정을 그대로 담아 놓은 듯하다.

 

밤을 건너 눈부신 아침으로,

강을 내려와 드넓은 바다로 나아갈 때,

달빛이 아이와 배를 비추어 주었던 것처럼

내 삶의 여정 가운데에 이런 따뜻한 달빛으로, 뜨거운 태양빛으로

함께 해주는 많은 이들을 기억해 봤다.

새삼스럽게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사랑이 넘쳐났다.

구순을 넘긴 사랑하는 엄마와 가족들...

그리고 끝까지 내가 받은 대로 돌려줄 내 다음 세대의 자녀들에게도...

 

밤을 지나는 동안 어린아이는 몸도 생각도 능력도 키운다.

그 밤을 지나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잔잔한 달빛으로, 뿌우뿌우 뱃고동으로, 다정한 손짓으로 함께 하고 싶다.

반짝반빡 빛날 그들의 삶을 응원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