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야엘 프랑켈 지음, 김세실 옮김 / 후즈갓마이테일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엘리베이터를 닮은 긴 판형의 표지를 보고 있자면

나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책을 만났고

난 층수 버튼의 맨 꼭대기층인 8층을 누르고만 싶어졌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 쉬운 공간,

가벼운 인사만으로 호감을 갖게 되기도 하고

어떤 이의 정중한 사과와 양해를 구하는 쪽지라도 만나는 날이면

가슴 따뜻해지는 공간이 되는 엘리베이터!

 

책 속 엘리베이터는 다양한 이웃들이 만나는 공간이니 만큼 사연도 다양하다.

강아지와 산책을 나가는 아이,

친구에게 생일 케잌을 배달 가는 아주머니,

쌍둥이들의 낮잠을 위한 산책을 떠나는 아기 엄마,

볼 일을 보러 나가시는 할아버지까지...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중간에 멈춰 서고 말았다.

40여분 동안 멈춰선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슨 일이 생겨났을까?

 

작가는 여행을 꼭 멀리, 며칠간의 긴 시간을 떠나야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있다.

짧은 시간일지라도 함께 한 시공간의 경험을 여행으로 생각하게 한다.

일상이 여행이 되는 경험,

그리고 그 여행은 우리의 삶을 달라지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렴, 어때

책 속에 들어있는 작은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엘리베이터 속에서 함께 한 사람들의 짧은 여행을 대변해 주기도 하는 말이다.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여유,

더 나아가 그 상황은 우리의 삶의 한 지점을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이였음을 표현한 말,

아무렴, 어때!”

이 말이 참 좋았다.

 

멈춰 선 엘리베이터 속의 공포의 시간을

서로 돌보며 함께 나누는 따뜻한 시간으로 만들어낸 이야기,

오늘 누군가의 위로와 보살핌이 그리운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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