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리 아이 (양장)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지음, 최혜진 옮김 / 이마주 / 2021년 12월
평점 :
트레싱지 겉싸개 속으로 살포시 눈감고 살포시 미소 짓는 소녀의 모습.
원래 ‘유리 소녀’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책이 다시 ‘유리 아이’로 우리 곁에 찾아왔다.
단순히 ‘소녀’와 ‘아이’의 단어가 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10년차 양육자가 되어보니 아이와 아이가 가진 걱정을 헤아리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깊이 느꼈어요. 그래서 글과 그림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작가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말이다. 어린이의 입장에서 주인공을 더 깊이 바라보며 얻은 통찰력으로 글과 그림을 수정해서 다시 발간하는 어떤 지점이 있었을 것 같아 궁금하기도 했다.
맑고 반짝이는 아이, 예민하고 투명한 유리 아이는 흠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유리 아이가 생각한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 자리 잡고 남아 있어 사람들은 어려운 일, 궁금한 일이 있을 때마다 유리 아이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고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리 아이가 자라면서 부정적인 생각들도 자리 잡게 되자, 사람들의 불만이 늘어났고 유리 아이도 사람들의 반응이 견디기 힘들어 집을 떠나기로 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더 이상 어딘가를 찾아 떠나기를 멈추고 집으로 돌아온 유리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며 살아가기로 한다.
갸날프고 빛나는 모습,
투명하고 예민한 모습,
동시에 단호한 모습의 온전한 자신으로 말이다.
작가는 연약하지만 회복력 강한 인간의 내면을 반투명 종이와 불투명 종이에 빗대 표현해 냈다고 했다. 그의 작품 ‘사라지는 것들’ 에서도 트레싱지를 활용한 반전의 상황들을 만들어 내며 다시 한번 생각의 꼬리를 잡아가도록 했는데 이 책에서도 반투명한 트레싱지가 다양한 유리 아이의 모습을 표현해 주고 있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와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자신을 받아들일 때
유리처럼 투명하지만 단단한 아이로 자라갈 수 있을거다.
금가고 깨지지 않도록 조금씩 힘주어 자신을 안아줄 수 있는 내모습을 기대하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