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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이와 걱정방울 ㅣ 그림책 숲 8
매튜 모건 지음, 가브리엘 알보로소 그림, 이재훈(Namu) 옮김 / 브와포레 / 2017년 7월
평점 :
유난히 걱정에 걱정을 더해 힘들어 하는 친구가 있다. 소심하고 꼼꼼한 성격이라 매사에 완벽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반면 털털하고 툭툭 털어버리길 잘 하는 난 아이가 아파도 출근하면 잊어버리는 성격이였는데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사소한 걱정거리가 자꾸 늘어가는 것 같다. 예전처럼 툭ㄹ툴 털어버리지도 못하고 걱정이 꼬리를 무는 이유는 뭘까?
마침 매사가 걱정인 주인공이 나오는 그림책을 만났다.
주인공 재원이는 걱정이 아주 많다.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 같고, 어떤 친구는 자신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서 부담스럽다. 심지어는 외계인에게 잡혀갈까봐 걱정이고 욕조의 작은 구멍 속으로 자신이 빨려 들어가 사라질 것만 같아 걱정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재원이 곁에 아무 걱정 없는 강아지 친구 복돌이가 있다. 복돌이는 재원이의 고민을 들어보기로 하고 가만히 귀기울인다.
“많은 걱정들로 머릿속이 꽉 차서, 어지럽고, 몸의 모든 느낌이 사라지는 것 같았어요.”라던 재원이가 복돌이에게 걱정거리를 말하면서는 “말하는 대로, 머릿속에 있던 걱정들이 방울이 되어 밖으로 나와 방 안을 둥둥 떠 다녔어요. 어느새 방 안은 하나하나 걱정들이 담긴 방울들로 가득 찼어요.”라고 표현한다.
재원이는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친구들과 선생님이 바보라고 놀릴까 봐 꼭꼭 품고 있었던 걱정거리들을 꺼내놓고 보니 작고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신나게 퐁! 퐁! 퐁! 걱정들을 터뜨려 없애버렸다.
앞면지 가득 채워졌던 걱정거리 말풀선들을 뒷면지에선 재원이와 복돌이가 펑펑 떠뜨려 버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림만 봐서 속이 후련해졌다.
재원이처럼 걱정거리를 자꾸 꽁꽁 싸매고 있지만 말고 드러내고 함께 해결할 친구, 부모, 가족들이 서로에게 되어 주면 좋겠구나 생각했다. 재원이가 걱정거리로 고민할 땐 온 가족들도 함께 걱정하는 걸 보면서 사람은 이렇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 존재임이 분명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복돌이처럼 아무런 편견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있나? 생각해 본다. 떠오르는 얼굴들이 몇 있다. 새삼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도 그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재원이와 걱정방울! 걱정으로 끙끙 앓고 있는 아이, 부모,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