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나 널 사랑하거야 - 개와 개의 고양이

개와 개의 고양이
멜라니 뤼탕 지음, 김이슬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10월

고민스러운 일을 만나게 되면 친절한 인생의 멘토가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씩 하게 된다. 내 생각을 지지해주고 내 편이다 싶은 마음이 드는 존재.

개 바우는 아기 고양이의 든든한 지원자이다.

책 표지에 바우의 어께에 걸터 앉아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아기 고양이의 모습은 더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츠츠츠츠츠 츠츳 티티티티 티티티리 티티~~

표지를 넘기면 일출 노을 속에 이런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해가 뜨자 바우는 아기고양이에게 산책을 가자고 하지만 아기고양이는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바우가 챙긴 배낭을 아기고양이가 궁금해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다며 앞서 길을 떠난다. 심통이 난 아기고양이는 눈을 감고 걷느라 숲 속의 아름다운 장면과 동물들을 보지 못하고 구덩이에 빠지게 되고 구덩이와 바우, 양말에게 화를 낸다. 지켜보던 바우는 묵묵히 구덩이를 메우고 아기고양이도 거들며 구덩이 위에 작은 언덕을 만들면서 풀숲에 자고 있는 나방을 발견하고 자랑스러워 한다.

그때부터 바우는 친절하고 자상하게 아기고양이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설명해준다. 기분이 좋아진 아기고양이는 바우와 함께 숲 속에서 즐거운 놀이를 하며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는데 이 대화 장면이 제일 마음에 든다.

“어른이 되면, 내 이름은 바람이라고 할거야. 바우처럼 커다란 개가 되어야지!“

“너는 커다란 고양이가 될거야”

“그럼 내 이름은 개의 고양이 바람이라고 할래. 바우, 내가 바람이 되어도 날 사랑할거야?”

“언제나. 난 언제나 널 사랑할거야.”

“언제나가 뭐야?”

“언제나는 이런 거야. 해님처럼 내일도, 모레도, 그다음 날에도, 계속 계속 이 자리에 있는거지. 해님은 언제나 여기 있을거야.”

언제나...든든하고 힘이 되는 말이다,

아기고양이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이끌어 가며 지지해주는 바우는 아기고양이에겐 평생의 멘토가 되지 않을까? 바우의 사랑스런 눈길이 아기고양이에게 머무는 한 아이고양이는 멋진 커다란 고양이로 자랄게 분명해 보인다. 우리 인생에서도 무한 사랑으로 장착된 지원자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부모님이나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아이들을 만나는 선생님이 될 수도 있을텐데 모든 아이들이, 아니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지지해 주는 한 사람의 지원자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은 내가 먼저 누군가에게 그런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고 응원해 주는 바우 같은 존재가 되고 싶게 하는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