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맹호 Dear 그림책
권윤덕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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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호 책은 2000년 7월 6일 용맹호씨가 MBC100분 토론 '베트남전 우리에게 무엇인가?' 보다가 분노하여 리모컨은 박살내고 티비 플로그를 빼버린 상황의 그림으로 시작된다.

무슨 이야기이길래 용맹호씨는 이리 흥분하셨을까?

 

주인공 용맹호씨는 1965년 베트남전쟁 당시 파병을 갔다 온후 자동차 정비소에서 성실하게 일하며 지낸다. 용맹호씨는 그 전쟁에서 어쩔수 없이 명령에 따라 저질렀던 잔인한 일상들을 기억하며 날마다 괴롭게 지내는것 같다. 일상의 장면에서 엄마와 함께 있던 아기와 눈이 마주쳤을 때, 숨이 턱 막힌다. 베트남 빈딘성 마을 농가에서 평범한 주민들을 죽였던 기억들 때문에 괴로워한다. 잠도 깊이 자기 어렵고 단란한 가정도 유지하기 어려웠다. 전쟁의 기억이 되살아날때마다 귀, 가슴, 눈, 발 등이 기형처럼 자라났는데 다음 문장을 읽을 때 그런 고통 중에서 자신의 삶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내는 용맹호씨가 안쓰러워 내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용맹호씨는 오늘도 정비소에 가요.

귀가 셋, 가슴 셋, 눈이 셋, 발이 셋, 부푼 몸으로 파란하늘 뭉게구름을 이름 속에 품고 가요.]

 

책에서 용맹호씨는 상반신은 호랑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차마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죄책감으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는 심정을 권윤덕 작가님은 그렇게 표현 하신 걸까?

사람들이 죽어간 그 자리엔 예쁜 부레옥잠 꽃은 피어나지만 고통의 기억 속에서 몸부림 치던 용맹호씨는 결국 거리에 쓰러져 눈물만 흘리고 있다. 그 눈물 속엔 미안함 한 가득, 후회하는 마음 한 가득, 이 사회를 향한 원망의 마음도 한 가득 들어 있지 않았을까?

 

쓰러진 용맹호씨를 시민들이 살려내는 마지막 장면은 우리모두가 이땅의 수많은 용맹호씨들을 그렇게 품으며 갈등을 해결하고 평화를 이뤄가야 한다는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늘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역사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주제로 평화와 치유를 전해주는 권윤덕 작가님의 멋진 책 한 권을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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