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의 미화원
장수정 지음 / 로에스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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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라는 공간 속에서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과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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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의 미화원
장수정 지음 / 로에스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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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의 미화원>


시간이 지나자 일종의 균형 감각이

한주 내부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어느 한 사람에게도 소홀히 하지 않는

그야말로 조화롭고 균형 잡힌

보편적 인류애가 생겨나던 것이다.

한주는 저녁을 차리다

앞치마를 맨 채 맨발로 뛰쳐나와

거리를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목덜미에 총구를 들이미는 남편을 피해서.

불륜을 저지르다 발각되었거든요.

한주는 나름 자신만의 논리를 펼칩니다.

이 남자 저 남자에게 자꾸만 가는 마음을

'보편적 인류애'라고 이름 붙이고

진정 자유로운 존재가 되고자 합니다.

보편적 인류애를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이

어째서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는

끔찍한 고통을 남겨주는지

저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지만요.


나도 사생활이 복잡해지고부터

엄청 영혼이 자유로워졌거든!

이제 우리는

자신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면 안 돼.

호모 씬리스라고 해야 돼.

섹스를 하더라도

나처럼 철학적 섹스를 해야 한다구.

철학적 섹스라니, 멋지지 않아?

응, 멋지지 않아.

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죄의식이 없는 것이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가도 남편의 총에 맞아 죽겠으니

돈도 갈 곳도 없어진 한주는

직접 죽을 결심을 하고 산에 오릅니다.

그러나 그 산에서 만난 한 남자로부터

산속 화장실을 청소할

미화원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한주는 그 산의 미화원으로 일하게 됩니다.


산은 한주를 살아가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계절마다 변하는 아름다운 자연과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과

깨끗하게 청소하며 느끼는 보람과

산에서 만난 남자들에게 베푸는

보편적 인류애까지,

남편이 총을 가지고

한주 앞에 다시 나타나기 전까지

한주는 나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어요.


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데

자신은 그저 되는대로 살아가는 것 같아

스스로가 시시하게 느껴지고

쓸쓸한 기분도 느끼게 됩니다.

모든 것을 그만두고

산을 떠난 한주가

어떤 방향으로 걸어가게 될지 궁금합니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삶이

곁에 있는 사람에게 고통을 주게 된다면

그는 누군가와 함께 할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닐까요.

산이라는 공간 속에서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과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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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라 불린 사람들 - 지능과 관념 · 법 · 문화 · 인종 담론이 미친 지적 장애의 역사
사이먼 재럿 지음, 최이현 옮김, 정은희 감수 / 생각이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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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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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라 불린 사람들 - 지능과 관념 · 법 · 문화 · 인종 담론이 미친 지적 장애의 역사
사이먼 재럿 지음, 최이현 옮김, 정은희 감수 / 생각이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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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라 불린 사람들>


지적 장애의 역사를 다룬

<백치라 불린 사람들>

모욕적으로 들리기도 하는 '백치'라는 용어는

과거 일상적으로 사용해오던 것으로서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를 반영하여

제목과 내용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백치와 치우처럼 그저 지능이 낮은 자로 인식되어

일생을 살았던 사람들이

18세기에 어떤 경험을 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떠했는지 알고 싶다면

시설 밖을 들여다봐야 한다.

이들은 대부분 지역사회 안에서

구성원의 일부로 살았기 때문에

이들을 찾으려면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 공간까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과거에 백치라 불리던 사람들은

항상 우리 주변에 함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놀림과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도움을 주어가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합니다.


보호시설의 높은 담장은

사회 불안을 야기하는 사람들을 처리하고 싶은

감수성 예민한 근대인에게

유혹적인 방법이었다.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며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동체의 일원으로 여겨졌던 그들은

19세기에 들어서며 시설에 수용되어

의사의 통제하에 치료받아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게 됩니다.


지역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평범하진 않지만 무해한 사람으로 여겨지던 그들은

인간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무력한 그림자 인간이거나

감금해야 할 위험한 인물로 정의되고,

모두 시설에 수용된 것은 아니지만

백치로 정의된 사람은

의학적 치료와 통제, 돌봄이 필요한

시설 환자로 인식됩니다.

20세기에 이르러 많은 이들이 귀환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지만

진정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하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통합교육, 탈 시설화 등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지만

단순히 같은 공간에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고 생활을 함께하는 존재로서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

아니 특별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함께 살아가는 것은

우리가 좀 더 노력해야 할 문제입니다.

장애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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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선물이 있어 - 은모든 짧은 소설집
은모든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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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곳곳에 나타나는 환상적인 요소들은 평온하고 따뜻하며 잔잔한 행복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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