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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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했다
<종의 기원>에 대해 다른 누군가가 내놓은 평가를 듣곤 울컥했다. ‘사이코패스의 내면 묘사에만 치중한 그저 그런 소설.‘ 사이코패스. 나는 그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했다. 그리고 유진을 끼워 맞춰봐야 했다. 하지만 내겐 유진은 피해자였다. 20여년간 유진을 압박한 어머니와 이모는 죄가 없단 말인가? 괴롭히는 형은? 아니면 그 죄의 무게가 죽음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자 한 것인가? 유진은 포식자가 아니다. 포식자라면 해진에게도 망설임이 없어야 했다. 어떤 선을 넘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이유가 없어야 했다. 일기인지 메모인지를 펼쳐 들어 알려고 할 게 아니라 확대해석과 분노로 얼룩져야 했다.


#정유정의_악
정유정 작가는 항상 악을 주요한 소재로 쓰고 있다고 했다. 예방주사를 맞는 기분으로 악의 근본을 파헤친다고 했다. 지금껏 정유정 작품에서 악은 항상 주변부에 존재했는데 이번엔 이야기 속 주체다. <종의 기원>에서는 자라나는 악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자라나게 된 주위의 영향은 없었던 걸까? 유진은 아직 인격형성도 안 된 나이에서 보호와 사랑보단 사리분별이란 걸 강요당한 건 아닐까? 우리는 혜원이 내린 ‘선고 같은‘ 검사결과가 어떤 근저에서 오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종의기원
[작가의 말] 페이지에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의 주장이 나온다. ˝살인은 경쟁자를 제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이 무자비한 ‘적응구조‘ 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우리의 조상이다.˝ 그리고 작가는 덧붙인다. ˝악은 우리 유전자에 내재된 어두운 본성이다. 그리고 악인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누구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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