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새로운 세상이 온다
시릴 디옹 지음, 권지현 옮김 / 한울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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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량, 에너지, 경제, 민주주의, 교육. 우리의 내일을 위한 이야기.


#문제라는 건 알지. 하지만 우리가 뭘 어쩌겠어?
환경파괴, 빈부격차, 민주주의의 오류 등 많은 사람들이 현대 사회의 문제점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문제라는 건 알지. 하지만 우리가 뭘 어쩌겠어?˝ 
저자가 <지구는 2100년에 멸망하는가?> 라는 인터넷 기사를 읽고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했을 때 가족들이 보인 반응이다. 나 또한 심각한 건 알지만 어디서 뭘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답답한 부분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안타까워하고 걱정하지만,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에서 항상 끝을 맺지 못한다.

2018년 이 책의 원작인 다큐 <내일 Demain>을 우연히 봤다.  VOD로 봤기 때문에 끝나자마자 한 번 더 봤던 것 같다. 아무리 좋은 다큐라도 연달아 보지는 않는데, 평소에 궁금했던 내용들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지금껏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몰랐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어디가 문제인 건 알지만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랐다. 문제의 시작은 ‘과소비’에 있다. 하지만 내가 적게 산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니다. 우리의 소비는 에너지, 경제, 정치, 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일 Demain> 다큐와 책, 둘 다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책’은 촬영 중에 있었던 내용을 상세히 다루고 있고, ‘다큐’는 텍스트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 예를 들면, ‘영속 농업 농사법’ 따위를 화면으로 직접 보고 이해하기 좋았다.  

추가로 EBS다큐프라임 <인류세>편과 2008년도 다큐 <푸드 주식회사(FOOD, INC)>를 함께 보는 걸 추천한다. 그 외에도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는 다큐와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다큐 <내일>의 초점은 ‘해결방안‘에 있기 때문이다. 연결해서 보면 ‘문제점’에서 ‘해결방안’까지 다 볼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다.


#언택트 시대
<내일>에서 말하는 핵심 정신이라고 한다면 ‘절약, 순환, 친환경, 다양성, 상호 연결성, 공유‘ 일 것이다. 그런데 2020년 현재 코로나19로 이것이 힘들어졌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회용 컵을 줄이던 커피점들이 다시 일회용 컵을 꺼냈고, 함께 텃밭을 가꾸던 일들이 집에서 혼자 하는 소소한 일로 치부되어지고, 개인 차량, 개인 공간 소유 정신이 확산하고 있다. 서로 나눠 가질 수 없고 같이 쓸 수 없고 함께 할 수 없는 세상. 단언컨대 그건 거대 자본들이 원하는 세상이다. 우리의 생활이 파편화될수록 개인당 물건이 필요하게 되고 쉽게 쓰고 버리는 소비가 늘게 된다. 
나는 팬데믹 상황을 거치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옳은 가치의 훼손이다. 세계 곳곳에서 절약과 환경과 공유의 가치가 떠오르던 시기에 이런 일이 생겨버렸다. 야속하게도 팬데믹을 불러일으킨 장본인들은 확장, 단일화, 소비를 지향하는 거대 자본들이다. 팬데믹이 오자 여기저기서 언택드 시대를 선언했다. 서점가에선 언택트 시대를 분석하는 책들이 쏟아지고, 온라인 강연회에선 언택트 시대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말하고 있다. 현세 사람들에겐 새로운 사건이었는데도 3~4월부터 이런 컨텐츠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게 놀랍다. 흔히 온택트라고 말하는 비대면 연결성은 거대 자본이 우리 일상 속 깊숙히 더 들어올 수 있게 할 것이다. 이전 시대에 우리가 말하던 친환경과 공유의 가치도 그들에겐 장사거리일 뿐이란 걸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더 따져야 할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아마 앞으로 더 힘든 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것들에 대해 말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히 있다. 단순히 환경오염을 막자는 이야기였다면 나는 처음부터 말이 안 된다고 했을 것이다. 이것은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다. 어떠한 가치를 선택해 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다. 기업들의 광고나, 돈으로 쓰인 기사나, 돈으로 행해진 연구결과가 아닌 순수한 진실을 건져 올리길 원한다. 마스크 이전부터 씌워진 우리의 안대를 벗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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