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라는 헛소리 - 욕심이 만들어낸 괴물, 유사과학 과학이라는 헛소리 1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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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물도 치사량이 있다.


#믿음에 대한 단상
‘종교는 내세의 행복을 보장해주지만, 광고는 현세의 행복을 보장해준다.’
이런 말에 경도되어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이 말을 했던 사람의 의도가 찬양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의도였는지 알 수 없지만, 나에게 와 닿은 느낌은 찬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 시절 내 안에 있던 광고에 대한 믿음이 이 말을 멋지게 느끼도록 한 것 같다.
믿음이 강화되면 신념이 되고 더 지나면 나 자신의 정체성이 된다. 다시 말해, 무엇을 믿고(의지하고) 산다는 것은 나약한 인간의 본성일 뿐이지만 그 믿음을 다른 이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은 자신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믿음의 영역을 넘어 더욱 내재화하여 자신의 정체성과 일치시킨다. 그렇게 하면 그것은 절대적인 것이 되고 불안이 멈추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것을 불안이란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린 격일뿐. 정작 가린 건 자신의 눈이다.

#배움에 대한 한계
(이 리뷰를 쓸 당시에 상황) 최근에 백신에 대한 불안이 퍼지고 있다. 조사가 필요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백신 자체를 부정하는 건 사회 전체에 엄청난 위험이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말에 쉽게 현혹되곤 한다. 정확한 전문지식이 없다 보니 ‘전문가‘(라고 흔히 칭하지만 사실은 방송에 일가견이 있거나 같은 의료영역이지만 다른 분야의 지식인인 사람)의 말을 듣게 되고 그 말이 자신의 판단(비전문가) 하에 맞다고 생각되면 완전히 믿어버리는 실수를 반복하며 산다. 지구평평론도 그렇고 온난화가 사실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는 주장도 모두 그런 식이다. 
나도 이런 실수를 반복하며 살았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할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주장에 대한 확신을 걷어내고, 필요하다면 많은 의견과 자료를 찾아보는 것이 좋은 태도인 것 같다. 정말 이래서 배움에 끝이 없음을 느낀다. 결국 나도 인간이라는 한계 때문에 과거의 종교 암흑기가 그랬듯, 조선 시대의 사람들이 그랬듯 ‘진실’에는 가닿지 못하고 죽겠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한계인걸. 주어진 상황에서 노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책의 장단점
누구나 알기 쉽게 쓰려다 보니 구체적인 면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들은 있어서 자세한 내용은 찾아보며 읽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유사과학’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기에는 좋은 책이다.
마지막에 짤막하게 붙인 <에필로그 : 유사 과학과 과학에 대한 단상>이 좋았는데,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P296~297
모든 사람이 과학자일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실패를 거듭하는 과학자의 엄밀함을 우리 모두가 갖추어야 할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수백 년의 전통 끝에 마련된 과학자의 연구 윤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어떠한 명제도 그냥 믿지 말 것. 모든 명제에 대해 회의적 시선을 거두지 말 것. 언제나 반증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을 받아들이는 ‘합리적 회의주의’, 혹은 ‘과학적 회의주의’는 삶의 자세로서 대단히 유용하고 또 가치 있는 일입니다. 오랜 과학의 역사가 증명하는 ‘과학적 회의주의’를 생각의 틀로 만들어나가면, 스스로에게도 의미 있고,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일이 될 것입니다. 권위를 맹신하지 않고, 스스로의 경험에 객관적이 되고자 노력하는 자세는 과학이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선물이기도 합니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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