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연주의 문학과의 두근거리는 첫 만남


#첫만남
민음사 북클럽 19년 에디션 중에서 고른 책이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제목이 끌려서 선택했었다. <야성의 부름>과 <불을 지피다> 두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두 작품 모두 추운 북쪽 지역을 배경으로 ‘골드러시’를 하러 간 사람과 개가 주인공이다.


#잭 런던
‘잭 런던’의 작품을 읽으며 ‘고전은 지루하다‘는 생각이 완전히 깨졌다. 정유정 작가의 작품처럼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는 경험을 고전 작품에서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잭의 집안은 가난했고 그래서 어린 나이에 ‘클론다이크 골드러시‘에 합류하여 알래스카에 가기도 한다. 유튜브로 당시의 모습을 찾아봤다. 하얀 벌판 위를 일렬로 걸어가는 사람과 썰매개들. 나무판자 집을 지어 만들어낸 작은 마을 풍경들. 어린 작가는 그 군중 속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작가가 느꼈을 생에 대한 의지와 노동이 이 작품 곳곳에 스며있다.
작가는 유년 시절 함께한 개 ‘롤로‘에게 영감을 얻어 <야성의 부름>과 <화이트 팽>을 집필했다고 한다. 동반자이자 친구였을 개에 대한 애정과 찬사도 그들을 묘사한 글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학력은 짧고 평생 노동을 하며 산 것으로 보이는 잭 런던. 그는 가슴이 뜨거운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 뜨거움은 눈 위의 모닥불처럼 쉽게 시련을 맡기도 했겠지만 순수함을 담고 있었을 것이다. 어떠한 속임수도 없는 순수한 열정만이 잭 런던이 찬양한 믿음이지 않았을까.


#스피드 #경험 #묘사 #동물보호
내용 전개가 아주 빠르다. 사건도 다이나믹하다. 그가 알래스카를 다녀온 경험으로 쓰여져서 그런지 실감 나는 표현들이 많았다. 표제작 <야성의 부름>은 개가 주인공임에도 잘 짜인 플롯과 탁월한 감정 묘사 덕에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었다. (번역도 잘 된 것 같다.)
‘벅‘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잭 런던의 소설들이 미국 동물보호 운동이 일어나는 계기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말에 수긍이 갔다. 와일드하면서도 섬세한 그의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추위 #시련 #현실
두 작품 모두 ‘추위’와 싸우는 경험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 <불을 지피다>는 사람이 얼어 죽는 과정을 주인공 시점으로 묘사했는데 그 공포감이 압도적이다. 작품에서 추위는 ‘삶의 냉혹한 현실’을 표현하는 듯하다. 주인공은 그런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자만하다가 결국은 얼어 죽게 된다.
<야성의 부름>에서도 추위는 ‘벅’이 썰매견이 되면서 처음 겪는 ‘삶의 시련’이다. 하지만 ‘벅‘은 추위 속에서 자신의 야성에 집중하고 원초적인 삶을 되찾는 ‘대자연의 가르침‘을 얻는다.


#순응 #야성 #삶의주인
번역가님의 해설에서 ‘벅’이 마지막에 야성으로 간 것을 하강으로 봤다. 하지만 난 더 큰 상승이라 생각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지만 결국 ‘벅’은 자기 자신으로서 주체적인 ‘삶의 주인‘이 된 것이 아닌가? 좋은 주인 밑에서 길들여지는 것도 행복하겠지만 자기 삶을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것은 결국 자유가 없는 것이지 않을까.
사실 나도 완전한 자유가 무섭다. 그것은 내 모든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유를 잡지 않으면 멀리서 들려오는 ‘부름‘을 궁금해할 뿐 결국 진실을 깨닫지 못한 채 죽어 갈 것이다. 자유는 행복이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을 만나기 위해선 자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명 #자연법칙
우리는 문명 속에서 보호 받으며 살아가고 있을까? 가끔은 자연법칙보다 더 가혹한 현실에 화가 난다. 재력과 권력으로 귀결되는 문명의 삶이 자연의 법칙과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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