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상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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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깨어나는 목소리를 찾아 엮은 수상작품집


#만남
데뷔 십 년 이내의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 중 선정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 점은 장강명 작가님의 <당선, 합격, 계급>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으며 이번 문학동네 북클럽을 하면서 받아 보게 되었다.


#외부
-어떻게 보면 남녀의 코트 같지만 아닐 수도 있는 것 같다. 옷걸이에 걸려있는 두 코트가 얽혀 있는 모습을 보니 슬픈 관계를 보여준 몇몇 작품들이 생각난다.
-상의 높낮이에 따라 구분 두지 않은 점이 마음에 든다.
-출간 1년 동안은 5500원의 보급가로 판매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내부
-수상집의 좋은 점은 작가노트를 통해 작가가 어떤 심정으로 이 글을 적었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른 수상집과 다르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에선 작품당 ‘젊은‘ 평론가들의 해설을 붙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제1회 젊은작가상 심사위원을 맡으신 고 박완서 선생님의 심사평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감상
전체적으로 톡톡 튀고 마음에 자리 잡는 작품들이 많았다. 이젠 사랑의 이야기가 남녀라는 이성을 떠나 다양한 성향으로 쓰여지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타인의 성향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평범한 일상에서 더 나아가 그 이면을 다루는 작품들도 좋았다. 다시 한번 음미해보고 싶다. 그러고 보니 ‘문학동네 수상집’은 처음 읽어본다. 다음 해에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박상영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 사랑과 증오, 타인과 나를 넘나들며 숨겨진 비밀들을 하나씩 던진다. 어머니와 사랑한 사람. 그들 모두가 나를 이해해주지 못한다면 내 마음은 얼마나 쓰리고 아플까. ‘우리‘가 될 수 없는 ‘나’이기에 우주처럼 헛헛하고 쓸쓸하다. 결국 인생은 그렇게 아무것도 이해받지 못한 채 굴러간다.



공의 기원
김희선
한 축구공의 역사를 허위로 엮은 이야기. 이 이야기의 주요 포인트는 ‘허위’로 ‘엮었다’는 점에 있다. 처음엔 이것이 진짜인지 아닌지 헷갈렸다. 하지만 이 글은 허구의 소설이다. ‘언론‘이라는 매체의 특성은 불신을 넘어 섬뜩함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우리의 역사가 사실이 아닌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허구인 것은 아닐까?



시간의 궤적
백수린
평범하지만 소중한 날들이 있다. 보통 그런 시간들은 내가 깨닫지 못하던 과거에 있다. 이 소설은 그런 시간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힘든 유학 시절 만났던 언니는 ‘나’에게 큰 힘이었고, 친절했던 외국인 남자친구는 ‘나’에게 희망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한때다. 결국엔 혼자서 그때 그날을 혼자 회상할 뿐.



넌 쉽게 말했지만
이주란
박솔뫼 작가의 글처럼 연속성이 있는 글이었다. 그리고 아주 평범한 일상을 그린 글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감정도 의견도 없는 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감정이 더 뚜렷하다. 마지막에 ‘석기’라는 아이가 ‘나’에게 욕을 해댄다. ‘나’는 정말 그에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그래서 욕을 먹은 것인지도 모르지만...) 욕을 먹을만한 상황도 아니다. 그냥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그렇게 돌아갈 뿐이다.



우리들
정영수
다른 두 남녀의 이야기를 글로 옮기다 자신의 옛사랑을 쓰게 되는 이야기다. 사랑을 경험하다 보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지금은 예상 가능한 것들. 그래서 나중에 하는 사랑이 더 빨리 정리될 때가 많다. 하지만 그 아픔은 똑같아서 누구에겐 평생을 간다. 우린 서로 사랑을 했고 그 시간을 즐겼고 헤어졌다.



데이 포 나이트
김봉곤
성향은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겐 사랑이 지옥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느낀다. D/N. 영상 기술의 데이 포 나이트 기능처럼 우리 삶의 장면들에도 그 이면의 모습들이 존재한다. 그 장면들을 내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바꿀 수는 있겠지만 그 이면이 항상 공존하고 있다는 걸 잊을 순 없다. 결국 해결 방법은 다시 꺼내어 재생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긴
이미상
입시 열풍의 단면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하지만 소설은 그 지점을 더 나아가 사회적인 그리고 인류적인 근본 문제에 닿아있다. 개혁이 안주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반복되는 고통들. 그것은 마치 인간 세상의 틀처럼 과거에도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그 틀을 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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