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 깊고 진하게 확장되는 책 읽기
김겨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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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권의 소설에서 뻗어 나간 사유의 여정


#김겨울
겨울서점 유튜버, 김겨울의 두 번째 책. 그녀가 평소에 어디에 관심을 갖고, 무엇을 생각하며 지내는지, 북튜버가 아닌 독자로서의 김겨울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 책인 것 같다. 네 권의 소설을 각각 ‘운명 / 고독 / 시간 / 상상’ 이라는 인간의 삶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난제와 연결하여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녀의 관심 포인트가 나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P5 나는 이 각각의 책들이 인간이 처한 조건 중 일부를 다루고 있음을 깨달았다. 운명, 고독, 시간, 상상이라는 조건이다.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몸에 따른 고독, 그 몸을 가지고 통과할 수밖에 없는 시간, 그 안에서 만들어가야만 하는 운명, 그리고 삶을 탈출하려는 혹은 변화시키려는 상상이라는 조건들은 비단 나에게만 주어진 것들은 아닐 테다.


#책리뷰
처음 이 책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 중 하나는 책에 대한 리뷰가 담겼다는 점이다. 친한 친구와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서로 다른 생각과 감동 포인트를 갖게 되는데, 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많은 책을 읽어온 분의 해석이라서 더 궁금했다. 이전에 유시민 작가님, 채사장님 두 분의 리뷰가 담긴 책을 각각 읽었는데, 작품을 해석하는 시각과 현재 내 삶에 연결짓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 시각의 확장이 하나의 자아로만 살 수밖에 없는 나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는 것 같다.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는 앞에 두 분의 책과는 또 다르게, 작품 내용을 중심으로 깊이 파고들고 주관적인 해석에 더욱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당신인생의이야기
총 네 권의 책이 메인으로 나오는데, 나는 마지막에 나온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만 읽었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 파트를 읽을 때 더 공감되었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김겨울 저자는 <네 인생의 이야기> 마지막 부분을 언급하면서 ‘주인공 루이즈가 단순히 미래를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없고 기억하게 됐다.’라고 적고 있는데, ‘알게 됨’이 아니라 ‘기억’하게 되었다는 표현이 참 와닿았다. 그 외에도 공감되거나 더 잘 이해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런 소통을 통해서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이 좀 더 깊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여기 나온 나머지 세 권의 책도 꼭 읽고 다시 이 책을 읽어 볼 생각이다.


#그릇을 키우는 일
예전에는 나 스스로 모든 걸 해석해 내고 싶은 욕심에 다른 사람의 해석을 보거나 듣는 걸 극히 경계했는데, 그러한 태도가 나를 고립된 세계에 가두는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본다는 건, 그 사람에게 물들거나 내 생각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그릇을 더 키워나가는 일이다. 다양한 생각들을 읽으며, 나는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어떤 부분은 이해할 수 있고 어떤 부분은 용납할 수 없는지, 내가 가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알게 된다. 나를 잡아먹는 일이 아니라 나를 키우는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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