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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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사실 갈등과 차별이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고 건강을 해치리라는 것은 은연중에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과학적인 분석과 통계로 보니 오히려 더 슬펐던 것 같다. 그게 정말 사실이었다는 점이 힘들다. 살면서 의견의 대립과 고통은 점점 더 늘어나기만 한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배우는 것도 있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그리고 어떤 인간으로 완성되어야 할지 말이다.

#불평등
불평등의 문제는 항상 모호하고 불편한 사실들을 드러내야 한다. 많은 것들이 얽혀있는 문제다. 언제쯤 평등한 세상이 될까? 많은 세대가 지난다고 해도 그건 이룰 수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인간의 본질이고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계속 논의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불평등의 문제로 건강이 나빠져 죽어가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죽고 사는 문제는 자연의 순리이지만 불평등의 영향으로 죽음이 앞당겨졌다면 그건 사회 전체의 문제이지 않을까.

#사회 안전망
개인의 질병이 사회적, 정치적 원인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 책이다. 사회와 국가가 개인의 질병에 얼마나 책임져야 할까? 결론 내리긴 어려운 문제다. 현재 우리의 의료 시스템은 이런 문제점들을 살피면서 가기엔 힘든 구조인 것 같다. 당장 바꿀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다만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김승섭 교수님의 의견처럼 계속 증명해내는 것뿐이다. 교수님과 같은 사회 역학자 분들이 많아져서 더 합리적인 보건의료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한다.

#책임
혹자는 이 글들이 너무 한쪽의 입장만을 강조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피해자의 소리를 전혀 듣질 않는 지금의 구조가 과연 온당한 것인가? 그러고서 피해자의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높아지면 불평등함을 주장하는가? 이런 사건에서 대다수 사람은 가해자이거나 제3자의 입장이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극소수일 뿐이다. 나는 제3자인 사람들도 언젠간 극소수의 입장에 설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만 말하고 싶지 않다. 그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그저 연민이고 동정이다. 정말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P21
낸시 크리거 교수는 설문이나 인터뷰를 통해 차별과 같이 예민한 경험을 측정할 때는 차별을 경험하는 것, 그 경험을 차별이라고 인지하는 것, 그 인지한 차별을 보고 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승섭 교수님은 차별 받은 피해자가 인지하지 못했어도 또는 인지했지만 드러내지 않았어도 피해자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알려준다.)

사회적 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못합니다. (...) 우리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떄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처까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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