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의 이름은
조진주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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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시 나의 이름은 현대문학에 등단한 젊은 작가의 첫 소설집이며, 총 9개의 단편을 묶었다고 한다.

각 단편마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을 가진 화자를 통해 여러 가지 시각에서 인간의 내적 갈등과 상처를 들여다본다는 말에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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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개의 단편에서는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사람들의 심리를 담담하게 전달해간다. 이 책의 단편 중 가장 관심이 가던 단편은 꾸미로부터라는 이야기이다.

꾸미로부터

반지하에 같이 동거중인 주인공 선화와 친구 해주가 고슴도치 '꾸미'가 배가 그어져 있는 채로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 후 해주가 고슴도치를 죽인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하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해주가 범인을 잡겠다고 하는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굴어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점들과 '그림자'라는 것에 집착하며 '그림자'가 항상 자신을 따라다니다고 말한다.

또 '그림자'가 해주 자신이 키우던 고슴도치 '꾸미'를 죽였다고 말한다.

그 그림자로 인해 항상 불안해하던 해주는 점점 예민해져 자신의 회사 대리를 불러 다짜고짜 고슴도치 이야기를 꺼낸다. 그리고 대리가 자신과 관련없는 고슴도치 이야기를 왜 하는 것이냐며 묻자 당신이 항상 자신의 주변을 맴돌지 않았냐 당신이 고슴도치를 죽인 것이다라고 말하며 의심한다. 이런 것들이 전부 신경쓰였던 선화는 해주에게 전부 잊어버리라고하며 다투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선화가 과거에 당했었던 이야기가 나오는데 강간을 당했던 선화가 죄를 지었던 사람들이 아무도 벌을 받지 않고 끝나며 그 일에 관해 잊은 척하며 체념을 하고 살아야 하는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

결국 해주는 회사를 휴직계를 내고 부모님이 계신 곳에서 머물겠다고 한다. 혼자 남게 된 선화는 회식 날 집에 가는 골목에서 해주가 이제까지 해왔던 '그림자'에 대한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알게된다.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상담은 그저 같은 말의 반복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결국 내린 결론은 나아지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라 잊은 척하고 사는 것이었다. - p100

나만 없었던 일이라고 하면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어버리는 거잖아. 난 그게 너무 이상해, 선화야. - p110

아무도 벌을 받지 않았으니까. 그럼 몇 년이 지났든 끝나지 않은 일이니까. 내가 물러서고 말았다는 굴욕감, 패배감. 그런 건 시간이 흘러도 나를 자꾸 위축되게 만들 거니까. -p117

누군가는 진실을 알아줄 것이라고 믿던 때가 있었다. 그 믿음이 외면당했을 때 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배신해야만 했다.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 p118

꾸미로부터에서 나온 것은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마음을 다쳐 어떤 행동을 할 때 마음 편히 할 수 없다는 점이 너무 힘들것 같았다. 자신이 당했던 것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도 주변 사람들을 자신을 믿어주지 않고 자신의 행동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피해를 준 사람은 정체를 숨기고 편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피해자는 항상 숨어야하고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며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 되게 된다. 그렇게 피해자가 편히 살아갈 수 없는 사회가 정말 힘들 것 같고 이런 사회가 앞으로 고쳐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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