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까칠한 백수 할머니 - 마흔 백수 손자의 97살 할머니 관찰 보고서
이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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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서평단 참여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흔백수 손자가 엄마 박여사와 97세 피여사와 함께 살아간다.

피여사는 몸 여기저기가 아픈 97세의 할머니다.

누군가는 그런 할머니를 돌봐야 한다.

가족이 아니면 할 수 없다.

가족이기 때문에,핏줄이기 때문에 마흔 백수 손자는 할머니를 돌본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 생명 갉아먹힐 정도로 남을 돌보는 일이 쉽지 않은거란걸 육아도 해보지 않은 손자는

뼈저리게 잘 알고 있다.

피여사는 무뚝뚝하고 매사 부정적인 사고를 하는 전형적인 일제강점기 시대를 지내온 어른이다.그도그럴것이 전쟁에 항상 긴장상태로 지내온 그들이 평온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리가 없을거라고 손자는 피 여사를 이해해본다.

피여사도 박여사도 그 옛날 딸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회적 풍토때문에 환대받지 못한 채 태어났다.

피여사는 2번의 결혼으로 네 아들과 박여사를 낳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나이든 피여사를 책임지게 된것은 박여사 뿐이다.

태어날때는 아들아들 해도(요즘시대 사람들은 덜하지만) 나이들어 결국 부모마음 잘 헤아려주고 잘 보살펴 줄 수 있는것은 어쩔 수 없이 딸 인것 같다.딸은 결혼한뒤 엄마와같이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부모님의 아이를 키우는 정성과 노력과 고생을 자연스레 알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부모에 대한 안쓰러움이나 공감대가 아들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작용하는듯 하다.

피여사의 아들들도 이혼을 하거나 도박에 빠지거나 하여 자기 앞가림도 힘들어 가끔 엄마를 들여다 보는게 전부이다.그런 아들들이 당신보다 먼저 죽는날에는 몸이 좋지 않아 가보지도 못하는 처지다.100세 가까이 살게 되면 그럴수도 있겠구나...하는 슬픈 순간이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오래산다는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다.나야 지금 아이를 키우는 가장 바쁜 시기이니 내 미래까지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피여사의 생활을 들여다보니 집안에서도 보행기를 끌어야 화장실에 갈 수 있고,그마저도 안될때는 누군가를 통해 기저귀를 갈아야만 생존할 수 있다.밤마다 몸에 이상이 없는데도 아프다고 소리치게 되고 이것은 혼자서는 해낼수가 없는 사정이다.새삼 늙음이 두려워졌다.

p194 피 여사에게 친절했던 남자가 살아오면서 몇 명이나 될까 싶었다.남자들 역시 나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을 테고,가족들을 부양하느라 무지하게 고생했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고통을 여자들에게 전가하기 일쑤였다. 피 여사의 인생을 통틀어 고마운 남자보다 설움을 안겨준 남자가 더 많았다. 피 여사뿐 아니라 앞 시대 여자들 거의 모두가 불행했다.사람들이 자기 엄마를 생각하자마자 다들 울먹이는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피여사에게 행복한 날이 있긴 했을까?

그냥 낳고 키우고...

엄마들 세대는 참...안타깝다.

현재도 아주 나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작가말마따나 과거와 현재중 고르라하면 현재를 고를것이기에...

손자는 아버지의 장례식도 안갈정도로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컸다.어린날 피여사와 머리채를 붙잡고 싸우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뛰쳐나가 빗자루를 휘둘러 아버지를 패려고 작정했던 그였기에...

p178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지낸다는건,궁핍한 가정에서 큰다는건 참으로 서글프게 씁쓸한 일이었다.사위를 원망하던 피여사도,스스로 삶을 망가뜨리고 신세한탄하던 아버지도,빗자루를 들고 뛰쳐나가 휘두르던 나도,헐벗은 가슴으로 상처를 끌어안고는 세월을 견뎠다.

사실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주기도 하는건데 손자는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살면서 비뚤어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텐데... 나이 40이 다되도록 엄마와 한집에서 아픈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며 밥도 챙겨드리고 약도 챙겨드리고 아프다고 '인아, 인아' 부를때마다 침착하게 할머니의 말벗이 되어주거나 진정시켜 드리거나 하는걸 보면서 역시 피는 진하다고 생각했다.

누가 그리 지성스럽게 돌볼 수 있을까,

새벽마다 가족들의 잠을 깨우고 몇번씩 고통스럽게 울부짖고 불러대고 하는 아가같은 할머니를..

손자도 손자이겠지만 박여사의 사정도 딱하다.

박여사는 피여사를 배려하면서 자신을 희생하면 속이 문드러졌고,피여사를 외면하면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렸다.엄마와 딸처럼 끈적한 애증관계도 없는것 같다.

엄마에게 강렬한 애정을 느끼면서도 엄마의 말한마디에 상처를 받고 ,자기또한 엄마에게 상처를 주면서 엄마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박여사는 피여사를 두고 일을 다닌다.아빠에게 맞고 살때 스스로 종교를 찾았다.

그래서 종교생활도 한다.그런 딸에게 섭섭함을 느끼는 엄마 피여사가 있다.

허나,박여사가 딸이라고 할지언정 박여사의 인생도 있는것이다.

사람은 아무리 가까워도 어느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다.그것이 가족이어도 말이다.

박여사가 집에만 있다고 해서 피여사를 더욱 따뜻하게 돌봤을리 만무하다.

오히려 아들과 돌보는 업무를 나눴기에 피여사와 함께 사는일도 가능했을 것이다.

피여사는 죽을것만 같았지만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

가족이란 게 뭘까?

세상에는 이웃보다 못한 친족관계도 많다.

여기에 가족으로서 아픔을 줬고,각자 아픔이 많은 상처를 담고 살아가는 세사람이 있다.

세 사람은 현재에 매우 충실히 살아가고 있다.

피여사는 격투기와 야생동물 다큐멘터리 티비를 보며,박여사는 일을 다니며,손자는 그런 피여사를 바라보며, 글을쓴다.

언뜻보기엔 각자도생 같지만,서로를 외면하지 않고 가장 적절한 포지션에서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맡은 책임을 다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더라도 가족이라는 타이틀이 그들을 끈끈하게 연결시켜주는것이다.

가족은 그런것이다.

가족은 그냥 영원히 내편이어야 하는것이다.

그래서 손자도,박여사도,피여사도 모두 잘 해내고 있다고 충분히 응원해주고 싶다.

피여사의 모습이 먼 미래에 닥칠 나의 모습,우리들의 모습일 수 있다.

나중에 내자식에게 짐이 되고 싶지는 않은데....

나는 누군가에게 부담을 주지않고 스스로 잘 늙어갈 수 있길 바란다.

그래서 앞으로 노인의 복지를 위해 나라의 지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더불어 피여사님도 건강하시기를...

#나의 까칠한 백수 할머니 #이인 #한겨레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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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돈 습관 사전 : 생활편 - 금융 감각이 쑥쑥 자라는 27가지 현명한 돈 이야기 아홉 살 돈 습관 사전
박정현 지음, 남현지 그림 / 다산에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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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참여로 읽게 되었다.

아홉살 아이가 있는 나에게는 특히 더 도움이 되는 특별한 책이다.

경제에 관해서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쳐주거나 이야기해 볼 생각은 따로 해본적이 없는것 같다.

요즘 뉴스에 하도 부동산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 아이는 월세,전세가 뭐냐고 묻는정도에서 그쳤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아이들 입장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경제지식이나 용어들이 큰 글씨로 보기쉽게 적혀있어 읽는 나도 어른임에도 불구, 굉장히 편했다.

요즘 세상에 자라는 아이들은 돈도,물건도 너무 흔해서 부족함을 배우지 못한단다.

장난감도 부모님 조부모님 이모 삼촌할것 없이 척척 사주시고 먹고싶은것도 왠만하면 부족함 없이 다 먹고 살고, 어느정도의 것은 대부분의 자식 하나둘인 세대의 부모님들께서 부족함 없이 최대한 채워주려고 하기 때문일것이다.

저자는 그래도 돈이라는건 많은집이 있고 적은집이 있고 다 다른건데 우리집 남의집 비교하지말고 모두에게 주어진 똑같은 시간이라는 것을 잘 쓰는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한다.

또한 많은돈을 버는일보다는 나에게 가치있는 일을 하는게 더 중요하고

어른들은 어린이들이 돈에관해 물으면 애들은 알것없어!할게 아니라 알려줘야 한단다.사실 이부분에 있어 돈에관해 아이가 물어오면 두루뭉술 하게 대답했지 뭐라고 자세히 알려주지 못했던 것 같다.

돈이라하면 어른들만이 논할 수 있는 세계인것 같고 애들은 알려고 하면 안되는 성역같은 느낌이지 않나!

주식을 하는것도 괜찮다고 한다.

저금,예금,저축의 차이도 친절히 적혀있고...

은행에 맡겨둔 돈에 이자가 왜 붙는지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이 되어있고

기회비용이라는것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다.(최선을 택한 후 남은 차선의 가치)

또한 내가 매일같이 반복하고 있는 그림자노동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이 부분 정말 중요하다.돈을 받진 못하지만 시간대비 나도 엄청난 노동을 하고 있다구...

아이들에게도 이 부분은 특히 잘 알려줘야겠다.

내가 다 읽었으니 이제는 아이들에게 하나씩 하나씩 설명해 주면 되겠지.

초등저학년을 둔 부모님들이 먼저읽고 아이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주면 딱 좋을것 같다!

살면서 돈도 필요하지만 나는 많은 돈,주식,부동산보다는 , 무엇보다 가치있는 일을 하고 주어진 시간을 잘 아껴쓰는게 가장 중요하단걸 나의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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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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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태어나서 처음 배우는 말이 아닐까.
엄마.아빠.
부르고 불러도 부르고 싶을,영원히 가슴이 뭉클할것 같은 두글자.


아빠라는 사람의 일대기가 넷째딸 작가 헌이의 눈을 통해 그려진다.


전염병으로 이틀새 본인의 엄마아빠를 잃은 아버지.
서른이 되기전 아들을 셋이나 낳고 농부아닌 농부로서 살며 부족한 와중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가정을 일구어 온 아버지.

여느집의 아버지와 다를것 없는 넉넉치않은 형편의 가장으로의 아버지의 일생이 담담히 녹아있어 읽으며 마음한켠이 쨍 아려왔다.

장성한 자식이 6명이나 되어 아픈엄마는 서울로 모시고 수면장애와 우울증을 앓는 j시에 혼자 남겨진 아버지를 돌아가며 찾아뵌다.각각의 자녀가 아버지와의 추억을 더듬으며 아버지와의 과거로 여행하듯.책을 읽으며 나는 나대로 우리아빠와의 과거로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그도그럴것이 나역시 넷째딸 헌이가 그랬듯.아빠가 태워주는 자전거 뒤에 많이 탔던 기억이 난다.
겁많은 내가 무섭다고 하면 세심한 아빠는 얼른 내려 나를 태운 커다란 자전거를 손으로 끌어주셨다.

그런,그때는 어려서 잘몰랐던 것들을 커서 아기낳고 엄마가되고 나이가 이정도 되고보니 그때 우리 아빠는 그래서 그랬겠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것들이 참 많다.


출산이후 어린두아이 돌볼때 막내딸인 내가 안스러워 나를 위해 우리집에 와주셔서 집안일도 도와주시고 애들도 돌봐주시던 아빠와 함께 보낼 수 있던 시간들.
둘째 만삭때 아빠의 부축을 받으며 뒷산에 올라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했던 그 뜨겁던 여름날.
나에게는 그 시간들이 행복이었다.

헌이가 보고싶었지만 딸 잃은 아픔을 헤아려 꾹참고 그저 기다리신 헌이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아빠와 어릴적 이야기를 나누며 나도 아빠의 젊은 날들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다.그렇게 아빠와 더 가까워진 감사한 시간들이 나에게도 있다.

어른이되기전에는 어쩌면 엄마아빠는 공기처럼 당연히 늘 내곁에 있는 그런 존재라고, 그리고 내가 인생의 중심이라 부모님에 대해 깊게 생각해서 어떠한 깨달음의 끝에 가본적이 없던것 같다.



장남인 큰오빠는 아버지가 주는 집안의 맏이라는 부담이 싫어 결혼과 동시 동생들 학비에 도우라고 집안에 소7마리를 사주고 떠난다. 아버지는 그 부담스런 맏이의 마음을 알고 절대 소를 한마리도 잃지않겠다는 심경으로 열심히 돌본다.
그 아들이 외국으로 해외근무를 나가게되자 잘 모르는 맞춤법이 다 틀린 한글로 아들과 주고 받은 편지는 마음이 아플정도로 서로만을 위한다.
넷째딸 헌이가 작가가 되었을 때도 글씨쓰는사람이라고 말은 무뚝뚝하게 그리했지만 내심 뿌듯했던 아버지였다.
간첩이라고 오인받아 잡혀간 셋째아들을 무심하게 데리고 나왔던 아버지였고 고단했지만 자식들덕에 용케 힘든 세상을 살아낸 이 시대의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그렇게 있는듯 없는듯 여섯자식 각각에게 특별한 추억이었다.

나는 비록 엄마이지만.
헌이의 아버지처럼 우리애들에게 어른이되어도 각각 가슴따뜻해지는 추억이 떠오르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너무 우리 아빠를 보는것같은 느낌이 들어 우리 아버지를 열번도 더 생각해보게 된 시간이었다.

아버지에게 갔었어.
그 이상 무슨말이 필요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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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티튜트 1~2 세트 - 전2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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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티튜트
인스티튜트는 총2권짜리 책인데 1권만 읽은 나는 당장2권을 읽고 싶은 기분이다.잡힐듯 걸릴듯 아슬아슬한 루크라는 아이의 생체실험 수용소 극적탈출기를 읽다가 만 셈이기 때문이다.

루크는 천재에 가까운 열두살의 비범한 아이다.MIT와 에머슨 입학을 앞둔 어느날 한밤중에 괴한의 습격으로 인스티튜트에 잡혀오게 된다.


그곳은 이미 초능력과 염력을 가진 아이들을 모아 생체실험을하고 주사를 맞히고 약을 먹이며 더 강한 괴물을 만들어내는 시설로 마음대로 나갈 수 없는 철저한 비밀의 공간이다.

자고있던 루크는 그대로 잡혀와 자기방과 똑같은 모양의 방에서 눈을 뜬다.
그곳에는 루크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그래봤자 숟가락을 움직이거나 깔다구를 한곳에 모으거나 남의생각을 조금 읽을줄아는...)여러친구들이 와있으며 모두 자기가 이곳에 왜 왔는지 의아해하면서도 달리 방도가 없어 여러가지 실험을 견디며 고통의 시간을 보낸다.귓볼에칩을 심을때는 너무 아플것 같아서 나도모르게 몸이 오그라들었다.

대신 아이들은 이곳에서 말잘듣고 시키는대로 잘하면 토큰이란걸 받고 자판기에서 마음껏 담배를 사거나 술을 살 수도 있다.하지만 겨우 그 토큰으로 그곳에서 행복을 느낄리가 없다.


p156 먹을거리와 오락거리만 제공하면 대중들은 아무 말썽도 일으키지않고 행복하게 살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의사는 항문체온측정이라든지 두통이극심해지는 약을 먹인다든지 수조관에 깊게 넣는다든지 하는 비상식적인 행위를 하며 아이들을 거의 죽기직전의 상태로 만들어놓고 눈앞에 점이 보이느냐고 묻는다.


p128점주사!그리고 그아래에는,점을 빨리 볼수록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밥을주고 잠은 재워주지만...아이들을 상대로 너무 가혹한 일들이 벌어지자 루크는 견디기 힘들어 염력이 없는척하며 조금씩 탈출을 꿈꾼다.


앞동에서는 그나마 이렇게 지내지만 뒷 동에가면 죽을지도 모르는 더 끔찍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루크는 청소부 몰리아줌마에게서 그곳의 차갑고 못된 다른 어른들과는 달리 따뜻함을 느낀다.빚이 많아 그곳에서 어쩔수 없이 일하고 있다는 그녀를 이해하고 빚청산을 위해 변호사를 알아봐주기도 하며 그녀를 돕는다 .그의 방에 유일하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노트북이 있는 덕에 가능했지만 그것도 감시받으리라는 생각에 자유롭게 쓸 수 없다.


몰리아줌마가 뭔가 한 역할 해낼줄 알았는데 역시나 뒷건물로 옮겨가기직전 루크가 탈출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루크는 관리의 허술함을 틈타 목숨걸고 탈출을 시도한다.귓볼의 칩을 떼어내기 위해 칼로 귓볼을 자르는 장면은 너무 끔찍하다.

그래도 탈출을 감행함에 어떠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며 후반부에는 몰입도가 극으로 치닿았다.

나는 아마 그곳에 있었다면 토큰이나 잘 받기위해 시키는대로 잘 하는 아이였을것 같다.루크처럼 약간의 티 안나는 반항을 하며 탈출을 감행할 용기가 절대 없었을것 이다.
나와 다른 그를 보며 작은 희열을 느낀다.
이것이 2부가 기대되는 이유다.

아마2부에는 초반에 등장한 야경꾼 팀이 합류하며
더 흥미진진한 전개가 이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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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 테마소설 1990 플레이리스트
조우리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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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유난히도 노래를 많이 들었던것 같다.
라디오를 켜서'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를 듣고 색색의 펜으로 엽서를 꾸며 사연도 보내고 사연이 소개되어 신났던 때도 있었지...

토요일이면 홍대앞에서 실시간으로 인기가요 순위를 선별해서 노래를 틀어주는 프로그램도 있었고..

그런 노래들을 들으며 마음속 꿈도 키우고 친구에게 카달로그를 뜯어 편지도 쓰고 그랬었다.

이 소설에 나오는 노래들 모두 그때 듣던 노래들이다.

1990년 플레이리스트 테마소설이라 하니 추억돋는 명가요와 현대작가가 쓴 소설의 결합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7작가가 선택한 노래와 소설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이야기는 단연 차현지작가의 녹색극장이다.

나는 그때 가수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술을 마시지도 않았다. 허나 신촌에는 주구장창 가 있었다.

그곳은 내가 배우고 싶어 부러 홀로 찾아간 일본어공부방이 있었고 공부방 친구들이 있었으며 한식 자격증따기 위해 여름밤 친구와 다니던 요리학원이 있고 좋아하던 오락실과 자주가던 삼겹살집.또 민토가 있던 내 인생에서 절대 뺄 수 없는 추억의 장소이기 때문...
고향같은 기분이랄까...ㅜㅜ;
그래서 나 신촌에 엄청난 애정이 있다..

녹색극장에서 작가는 한여성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이소라- 처음느낌그대로)
같은 장소지만 시간이 흘러 이전에 만나던 사람이 아닌 다른남자와 그곳에 있음에 그리고 또 헤어짐에 관하여...
'나는 언제나 배반한다.장소를. .'

그때 우리가 헤어질것을 미리알았더라면..


녹색극장은 현재 은평으로 거처를 옮겼고 정말 내가 자주자주 갔던 3번 출구의 맥도날드도 없어졌다고 한다.ㅠㅠ...이럴수가!!몰랐다...어쩐지 나의 추억도 한조각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기분.그 옆에 있던 서점도 많이 갔는데..

작가님도 실제 있던 일을 적으신거라는데 우리 신촌 지나다닐때 한번이라도 마주친적 있던것은 아닐까 싶은;;

음.
40대가 공감할 이야기가 한가지정도는 꼭 있을것 같은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추억을 회상하며 90년대 노래를 떠올려 잠시 과거로 여행하고픈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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