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 - 변화의 시대, 최고의 전력질주 학습법!
이재훈 지음 / 비엠케이(BM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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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분야도 많아지고 정말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중에서 내가 미래를 예상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골라내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어떤 정보는 너무 많아서, 어떤 정보는 내게 맞지 않아서, 어떤 정보는 확실하지 않아서 제거되는 것들도 많을텐데 이런 제약이 오히려 유의미한 정보의 이해와 습득을 방해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도 언급되었는데, 영국에서는 한 때 '붉은 깃발법'이 있었다. 처음 자동차가 생겨났을 때 속도나 인력 제한을 위해 생긴 법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효과적이라고 생각되었을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이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자동차가 늦게 보급되는 결과를 만든 것처럼 너무 정보를 고르는 건 오히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겠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정보를 쉽고 간단하게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우선 낯선 개념들을 짧고 간결하게 설명을 해주는데 전략이나 플랫폼에 있어서는 최신 트렌드를 잘 발췌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트렌드를 깊이 파고 들어가지는 않지만 우리가 인터넷에서 하나하나 찾지 않을 만큼 나름대로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이건 평소 작가가 이런 자료를 잘 모으고 그에 대해 라벨링을 잘 해놓은 것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저 지금 유행하는 분야 뿐 아니라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잘 찾아보았다고 느껴졌다.

문서화된 전략의 기원으로 '손자병법'을 손꼽고 있으며 서양에서는 'Art of War'로 소개되었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리델하트의 '전략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 등도 전략을 설명하는 주요한 텍스트가 되어 왔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도덕적 속박을 벗어나 현실적 이익에 냉철하게 행동하는 군주의 모습을 그리며 집권 세력의 유지를 위한 도구가 되었다.

P. 361


처음에 책을 받아 들었을 때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같은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거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기업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아마도 기술이나 트렌드를 기반으로 기업이 어떻게 살아남고 유지되는지, 어떻게 더 기업을 기업답게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여기에 소개된 기업들이 모두 최신 기술로 무장한 유니콘 기업들에 대해서만 있는 건 아니다. 지금은 잊혀졌을지라도 한 때 큰 영향(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을 끼쳤던 기업들에 대해서도 짧게나마 소개 하고 있다.

엔론은 작은 에너지 기업으로 시작하여 미국 5위 대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내부 고발로 분식 회계가 탄로나자 1년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로빈 던바는 한 사람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대 인원은 150명이라고 말한다. 기업, 조직이 성장하며 초기의 비전과 미션은 퇴화한다. 사일로 이펙트, 조직 이기주의, 극단적 개인화로 고립 문화를 만든다. 성과주의,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기업 문화도 이를 방조한다. 

P. 382


이 외에도 톰 피터스의 '초우량 기업의 조건', 짐 콜린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소개되었던 성공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 같은 인용은 이 책이 미래로 향해 가는 길목 언저리에서 어떤 맥락을 보여주고자 하는지가 명확한 것 같다. 다만 내용 자체가 깊고 긴 저서들의 내용 중에서 인용하는 것에서 그치다 보니 그 책들을 읽어 본 사람으로써는 아쉽긴 했다. 절대적인 내용이 부족해서가 아닌 그런 저서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일반적인 감상이라는 점이 아쉽고, 이미 내가 읽어 본 내용이 좀 더 이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직 그 책들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겐 더 한걸음 나아가는 준비된 독서 리스트에 책을 더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인상깊은 부분은?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 책에서는 내용을 하나하나 소개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와 기술, 용어들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 그와 더불어 학자들의 다양한 이론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는 게 지식의 일부로써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저자가 이 책으로 논문을 쓰는 것이 아닌 이상 이론적 근거를 어느 학자의 이론 한가지에서 찾는 건 어렵다. 이럴수록 주제에 맞는 인용들이 있을 수 밖에 없을 텐데 그런 의미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학자들의 저서들에서 필요한 부분을 활용하는 게 큰 방법이긴 하다.

마차를 개량해도 자동차의 도입을 막을 수 없고 대항해 시대를 풍미했던 선박을 개량해도 육로 수송의 철도 도입을 막을 수 없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기존 사고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주장했다. 존속적 혁신은 기존의 전략을 유지하면서 보다 나은 방향으로 점진적 개선으로 추구한다. 하지만 파괴적 혁신은 새로운 운영 방식과 고객 요구 수준 이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잠식하는 혁신과 신시장에서 단순함과 편리함으로 고객이 얻는 가치를 극대화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혁신으로 구분한다.

P. 46


크리스텐슨 교수는 1995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파괴적 혁신’ 이론을 처음 선보이면서 관심을 모았고, 몇 년 뒤 ‘혁신기업의 딜레마’란 책을 출판하면서 큰 인기를 끈 학자이자 대학 교수이다. 개인적으로는 내 논문에도 인용한 부분이 있어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 이와 함께 마이클 포터의 이론에 대해서도 같이 설명하는데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예전부터 전해오는 전통적인 이론에 기반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것으로 느껴질 만큼 이런 학자들의 전언들을 참고하고자 한 것이 책의 미덕이라고 할 수도 있고 대학원에서 경영정보를 전공하며 접했던 학자(교수)들의 주장들을 인용해서 아주 반가워서 기억에 남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짧은 시간에 눈길을 끄는 것은 최신 트렌드와의 연결이 아닐까 한다. 긍정적 이탈자(P 310~)라는 부분에서는 기업은 그 가치를 비전과 미션으로 설명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한다고 하는데 우버나 에어비앤비, 팔란티어나 스페이스 엑스의 비전과 미션을 이야기하는데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충분히 영감을 줄 수 있는 정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에 대한 이야기(P.151 ~ P. 157)에서는 넷플릭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까지 기업들이 주력하는 것을 summary해준 것은 그 기업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한데, 한 때는 IT기업의 대표적인 브랜드 였지만 지금은 침체기에 있는 IBM이 포함되어 있는 건 의외이긴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결국 혁신과 변화, 다양성의 중심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찾고 그것의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것인데, 그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산업에서 최신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들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를 알려주는 부분으로써 의미 있었다. 그 외에도 해커톤(hackathon)이라는 개념을 구글의 스프린트(Sprint)와 함께 전략의 tool로 설형하고 있는데 이건 모르던 부분이어서 도움이 되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건 많은 이야기와 여러가지 topic을 다루다 보니 중간중간 끊기는 느낌이 있기는 하다. 단락별로 구성되어 읽고 이해하는 데는 편하지만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되는 느낌이 부족하다. 각 part에서 topic 2~5개 정도를 줄이고, 각각 깊이있는 이론과 함께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있었다면 학습서로써도 의미 있는 내용이 되었을 것 같아 이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덧붙인다면?

1. 저자가 기업전략, 사업개발 등 컨설팅을 주로 한다고 하는데, 이 책에 있는 내용으로 강의를 하면 정말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2. 변화에 대한 다양한 이론, 사례를 가능한 넓게, 빠른 시간 안에 체득하고 싶다면 추천,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어느 한 분야에 전문가적 식견을 원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비엠케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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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러스먼트 게임
이노우에 유미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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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본격 오피스물로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배경으로 하는데, 아마도 컴플라이언스팀이라는 조직에 대해 듣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 와닿을만한 내용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마다 조금씩 범위가 다르므로 컴플라이언스팀이라는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겠지만, 사내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 내규나 법compliance에 위배되는 일을 찾고 그에 대한 조사를 한 후 어떻게 처리할지를 결정한다고 보면 되겠다.


예전에는 갑질이나 사내정치에 따른 차별, 성희롱, 왕따 등에 대해 무감각하거나 기업문화라고 지나친 적이 있다면 최근에는 그것들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게까지 하는 큰 사건의 이유가 되면서 그것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물론 그렇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을 거다) 이 소설이 그런걸 해결하고자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전체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이 개별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단 하나의 사건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사건만 보면 의외로 쉽게 잘 풀릴 거 같지만 절대 한가지만 해결된다고 끝이 아닌만큼 마지막까지는 보아야 각 장마다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직장인들이 많이 들었을 만한 Sexual harassment, Power harassment도 나오지만 낯설거나 영어 단어로써 찾아볼 수 없는 harassment도 나오니 읽으면서 알아가는 것도 잔재미일 수는 있을 텐데, 물론 주인공도 예의는 아니며 그에 맞는 사연도 갖고 있다.

"말해도 괜찮아요. 이번 실장은 과거에 파워하라 때문에 잘린 남자라고."

야자와 변호사는 할 말을 잃었다. 마코토도 몹시 놀랐다.

야카쓰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

"숨길 일도 아니야. 점포개발부에 있을 때 부하 직원이 계속 출근하지 않다가 결국 그만뒀지. 내가 너무 부담을 준 게 파워하라였다고 하더군. 그래서 책임을 졌어. 

(중략)

"그 정도로 심한 말을 했었나요?"

"아니, 키워주고 싶어서 열심히 하라고 말했을 뿐이야."

P. 63


위에서 말한 파워하라는 'Power harassment'의 일본식 줄임말을 그대로 쓴 듯 하다. 이런 표현이 자주 나오니 그 정도는 편하게 읽어나가면 될 듯 하다. 아무튼 주인공이 법전을 끼고 다닐 것 같은 정의에 사로잡힌 사람이 아니며, 이런 이유로 좌천된 후 다시 돌아와서도 그런 것에 얽매여 있지 않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기는 하다. 


그리고 오피스물이어서 너무 진중하고 무거울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이야기인만큼 너무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는 게 장점이긴 하다. 그래서 계속 어둡고 슬픈 사연만 있는 것은 아닌데다 중간중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부분도 있어 분위기를 바꿔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드라마로 치면 조연의 맛깔스러운 연기를 보는 것 같다랄까, 각자 다른 이유로 합류하게 된 사람들로써 어색하지만 어울리는 조합들이다.

"냉정하시네요. 그 역시 대를 위해 한 사람쯤 희생돼도 상관없다는 사고방식이잖아요."

"너무 극단적이십니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먼 훗날에 대한 전망까지 생각하는 동물이거든요."

"남자가 더 사려깊다는 말씀은 젠더 해러스먼트예요. 변호사면서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야자와 변호사는 발끈하며 대꾸했다.

"그, 그거야말로 직업 차별이죠. 변호사 해러스먼트예요!"

"변호사 해러스먼트? 그런 말은 들어본 적 없습니다."

P. 129


하지만 기업의 컴플라이언스팀의 인원이 너무 작다는 건 기업의 규모나 힘이 없는 부서라는 컨셉보다는 다른 조연이 필요없는 것 같은 단조로운 느낌이어서 다양한 인물이 없는 건 아쉽다.


인상깊은 부분은?

앞에 언급했지만 전체 5장 중 5번째 에피소드가 개인적으로는 제일 재미있었다. 단순한 위반행위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예상치 못한 '사건'도 일어나는데, 조금은 억지스럽기도 하고 극적 효과로써 쓰인 것 같긴 하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겹쳐져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그냥 사무실에서만 머무른 게 아닌 액티브 Active한 야키쓰의 활약을 볼 수도 있어 새롭다.

에이코는 아키쓰로부터 몸을 떼며 말했다.

"이런 남편이라도 없으니까 쓸쓸하더라."

이미 평소의 에이코로 돌아와 있었다.

"자, 빨리 씻고 나와. 어제 안 들어와서 몸에서 냄새난다."

나쓰미도 얼굴을 찡그렸다.

"어휴! 생선 냄새! 몸에 밴 거야?"

"미안, 미안!"

P. 340

그냥 평범한 부부의 만남 같겠지만 5장을 다 읽고 나면 이 부분이 얼마나 찡한 부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사무실에서만 일어나는 일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스토리를 보여줄지 상상할 수 없게 하기도 한다.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직접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또 한가지, 이 소설의 반전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주인공인 아키쓰와 적대(?)관계라고 볼 수 있는 인물, 와키타 상무의 마지막 모습이 인상적이다. 앞부분에서의 인상이라면 뒤에는 뭔가 큰 뒤통수를 맞는다든지 아키쓰의 활약으로 초라한 뒷모습으로 끝날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결말을 보여주며 또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게 해서 소설이지만 다음 시즌을 기약하고 싶을 정도였다. 과연 각자의 자리에 선 두 사람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드라마 작가가 쓴 소설로 읽다 보면 딱 드라마화하기 알맞은 길이의 줄거리와 인물들이 나온다. 인물 관계가 너무 복잡하지 않고 주연을 비롯 2~3명 정도 조연(엑스트라 제외)으로 극화하기 딱 좋은데,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만큼 구성이 심플하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일본소설과 유사한 사건 해결 구조와 기시감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 다른 일본 소설, 드라마와 조금 비교되면서 한자와 나오키(이케이도 준 作, 드라마로 제작)과 감사역 노자키(슈 로카 作, 드라마로 제작, 국내에서도 '더 뱅커'라는 드라마로 제작, 방영)가 조금은 떠오른다. 하지만 chapter별로 다루는 주요 소재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는게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덧붙인다면?

1.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검색해보니 역시나 일본에서 2018년도에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 방영되었다. 혹시 관심이 있다면 찾아서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듯 하다.


2. 읽다 보면 정-말 다양한 harassment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것도 harassment에 속하는 건가?'라고 생각할 만큼 많은 경우가 있는데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자신의 경우에 비추어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으면 좋겠다. 


3. 드라마를 보는 듯 한 빠른 스토리 전개의 현실적 오피스 추적물을 보고 싶다면 추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뒷통수가 얼얼할 만한 기업 내 미스테리를 원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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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디바이디드 - 2040년, 둘로 나뉜 세상이 온다!
조병학 지음 / 인사이트앤뷰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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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불안한 현실에 대한 대책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현실도피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미래에 대해 예견하고 관측하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가능한 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 나오는대로 읽어보려고는 하는데, 어떤 책은 너무 시각이 어느 한 분야에 쏠려 있어서, 어떤 책은 정치적으로 편향적이어서 읽으면서도 조심스러운 책들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사적인 감정들이 들어갈 틈 없이 현상과 그것의 배경지식을 기본으로 썼기 때문에 마음 편히 읽어도 될 듯 하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지는데, 1) 2025년쯤에 나타날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 등에 따른 우리가 맞이할 운명, 2) 핵심적인 9가지 기술(AI, 자동화 공장, 3D 프린터, IoT, 바이오 헬스케어,핀테크, 데이터, 뉴 모빌리티, 식량과 애너지 기술 등 을 통한 2030년 미래 기술 혁명, 3) 9가지 분야(일, 부, 인구, 국가, 경쟁, 인류, 계급, 교육, 정치)에 있어 나타나게될 변화 예측으로 되어 있다.  처음 목차만 대충 살펴봤을 때는 과학 또는 IT기술에 대한 것인가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 하나하나 설명을 하긴 어렵겠지만 이 책 역시 지면이 허락된 것이 한정적이다 보니 너무 과하게 소개되지 않고 좀 깊이있게 쓴 신문 기획기사 같은 느낌으로 읽을 수 있겠다.


예를 들어, 3D 프린터와 인공지능 자율 자동차에 대한 부분은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쯤 읽어보면 거기에 추가적으로 다른 이야기들이 궁금해지도록 내용이 잘 담긴 것 같다. 사실 3D 프린터의 유행이 잠깐 시든 듯 하지만 최근 들어 좀 더 사업 분야가 넓어지면서 내가 잘 몰랐던 이야기들도 다뤄지기도 해서이지만, 그 이전에는 일부 기업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면 세계적인 3D 프린팅 업체들이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기도 하면서 다시 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3D프린터가 자동차를 완전히 융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실제로는 3D프린터가 자동차를 프린트하겠지만 자동차 산업으로 보면 산업 자체를 융합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현재 기술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판단하면, 기존 자동차 산업은 공장자동화를 통하여 거의 100%에 이를 정도로 발전시켜 생산성과 품질을 계속 끌러올릴 것이다. 반면 3D프린터는 소재를 혁신하고 단가를 더욱 낮추고 개성을 반영한 자동차를 프린트해서 공장에서 만든 자동차와 경쟁할 것이다.

P. 145 


위에서 자동차에 대해 잠깐 나와서 말이지만 인공지능 자율차는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 발전 이후에는 눈에 띄는 신기술(또는 획기적인 SW)이 나오지 않은 채 세미나나 컨퍼런스 같은데서만 가끔 Test로써 다뤄지고 있는 것 같다. 어찌보면 여기까지가 한계인건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자동차는 처음부터 ‘스스로 움직이는 차’라는 의미의 ‘자동차 自動車’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실제로는 마차를 몰 듯 방향과 속도 등을 끊임없이 조작해야 하는 기계였다. 그러니 자동차라는 이름은 당시나 현재나 과장된 이름이었다.

P. 264


하지만 무조건 ‘인간이 운전하지 않는다’는 컨셉과 더불어 자동차의 한계를 어떻게 넘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늘 함께 해야 하는 것 같아 이에 대해서는 또 다른 관심거리, 어쩌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영화의 단골소재이긴 하지만 국가의 디지털 감시에 대해서는 안보와 국방문제, 효율적 운영에 따른 데이터 감시가 일어나지만 결국 기업의 독점 통제가 더욱 위험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진 범위내에서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다만, 탄소에너지와 식량에 대해서는 더 말 할 필요도 없이 관심이 가는 분야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사례 또는 현재 기업들이 투자하고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해 좀 더 정보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인상깊은 부분은?

개인적으로 저자의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와 비슷한 것 같아 그 부분을 주의깊게 읽어 보았다. 전에 다른 서평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산업 혁명의 ‘4번째’ 구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그에 대해서 굉장히 조심스러운 입장이기도 하며 무조건적인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어느 한 분야의 발전상황으로 그것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겠다.

슈바프는 경제, 사회, 정치의 모든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을 제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변화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은 혼란을 가증할 수도 있다는 말과 같다. 법과 제도도 제이다. 항상 법과 제도는 문제가 심각해져야 바꾸는 특성이 있다. 그렇더라도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를 법과 제도가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P. 27

위에서 말한 ‘슈바프’는 제 4차 산업혁명의 주창자인 클라우스 슈밥 Klaus Schwab이다. 너무 한 분야에서 거대한 이름으로 포장된 듯한 의미로써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데이터에 대해선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전쟁’이라고까지 회자되는 바 그것의 위험성이나 방향성에 대해 다루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저자는 이것을 자본의 시각으로 접근해 좀 더 이해가 빠르게 해주었다. 이런 최신기술 분야에 일하는 사람들은 당연하다고 여길 수도 있는 데이터의 자본화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간단하고 쉽게 설명해준 것 같아 이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연구로 특화한다면 또 다른 의미의 저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중간에 자동화 공장 사례가 있는데 저자는 이에 대해 굉장히 밝은 부분을 바라본 듯 하다. 실제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의 스마트 공장을 사례로 들기도 했는데, 꽤 여러 부분을 이것의 설명으로 할애하고 있다. 산업 혁명의 탄생부터 내연기관의 탄생까지, 그리고 에너지의 변환까지를 다룬 ‘자동화 공장이 탄생하기까지’ chapter와 공정자동화로 단계별 제품 생산을 필요에 따라 자동화하고 트럼프의 미국, 중국, 독일까지 왜 공장을 자기 나라에 세우려고 하는지를 다룬 ‘아디다스 스마트 팩토리의 미래’ chapter 등 여러 페이지에서 설명한다. 읽어보면 제조공장이 어떻게 변해갈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려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인 생산방식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까지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긴 하다. 아마도 이 책을 쓰던 시점이 약 4~5년 전쯤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아디다스가 독일에 만든 스마트 팩토리 사례때문이다. 그 당시에 제조업의 미래라고 여겨졌고, 많은 곳의 reference처럼 생각되었지만,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시점엔 안타깝지만 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들이 있지만, 제조업의 특성만 생각하고 최종 공정과 유통과정에 대해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 많다는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인 듯 하다. 불과 몇년 사이 이렇게 반전 도니 것은 미래를 예측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반증하는 것 같아 이 부분도 더 깊게 읽었던 것 같고, 저자의 다음 저서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더 깊은 사례 연구와 통창력이 더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인다면?

1. 기술이 그 자체로 일자리를 해체하고 통제수단으로 변하면서 인류가 둘로 나뉜다는 것, 일자리의 플랫폼화와, 전문직의 이동, 그 플랫폼 곳의 직업은 임시직과 다르지 않을 거라는 내용은 어렵긴 하지만 이미 닥치고 있는 것 같아 이에 대해 좀 더 싶도있는 저서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2. 개인적으로는 정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있지 않아 좋았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비슷한 국가적 상황- 정치 체계-대응 을 비교해 사례로 들었다면 정치의 영향력에 대한 사례로써 좋지 않았을까 한다.


3. 미래에 우리가 관심가져야 할 분야들이 어떤 것들인지 궁금하고 한번 쯤 그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면 추천, 미래 예측 보다는 책에서 소개한 내용 중 한 가지에 대해서 깊이있는 학술적 연구에만 관심이 있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인사이트앤뷰'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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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자 - 합본 개정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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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실종과 연쇄살인, 그 중 아직 한명은 살아있을거라는 희망.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긴박감이 넘칠 것 같네요. 살인의 이유와 그것을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긴장감있게 그려질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이탈리아 작가의 책은 오랜만인 듯 한데 어떤 정서로 그려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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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미야가와 사토시 지음, 장민주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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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이 책은 '어머니'라는 가장 큰 주제를 앞세우고 있지만 거창하거나 너무 무겁지 않다. 어찌 보면 소소하고 쉽게 떠올릴만한 기억에 대한 잔상들 인 것 같은 느낌인데, 아마도 우리가 '어머니'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한없이 깊은 사랑'이나 '끝없는 희생'이 생각되어지는 것만큼 '작은 일상속에 있던' 것들이 더 생각나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결국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하고 싶을 때 떠올리는 것은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함께 한 게 아니라, 별것 아닌 이야기로 함께 웃었던 순간, 둘이서 걸었던 작은 길, 뒤돌아 섰을 때 마주쳤던 두 눈 같은 것들 아닌가. 어쩌면 이름 석자보다 그런 것들이 더 깊게 기억에 남는 것일 것이다. 저자도 위암이라는 병을 얻은 어머니를 돌보며 떠올린 기억도, 어머니를 보낸 후 생활속에서 문득 기억 난 과거도 대부분 우리가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겪었던 일들과 많이 다르지 않다. 그래서 더 이 책에 있는 내용들이 가깝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만화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옮기기엔 짧은 것들이지만, 어머니가 문자를 보낼 때 빈 공간이 아까워 문자를 꽉꽉 채워 보낸다는 것이나, 나의 일과 관련된 이야기가 어렵고 이해가 가지 않음에도 끝까지 잘 들어주셨던 것, 가전제품에 보기 편하게 매직펜으로 '강', '중', '약', 같은 사용스위치를 써 놓은 것 등은 읽으면서 재미있기도 했지만 나도 잊고 있던 어머니와의 기억을 떠올릴 만큼 나의 기억과 많이 닮아 있었다.

특히 그림이 복잡하지 않고 명랑만화처럼 단순하게 그려져 더 그림속 상황과 대화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만약 너무 진지한 그림체였다면 내용도 훨씬 길어지고 죽음에 대해서 끝없이 슬프게 다룰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저자의 그림 실력이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면 충분히 무겁지 않게 읽고 기억하길 바랬을 것 같다. 그리고 요소요소에 웃음을 띌만한 부분도 있는데, 어머니가 떠난 후 늘 어머니는 옆에 계실거라는 생각과 더불어 차 안 빈자리에도, 노래 연습을 할 때도, 야한 DVD를 보고 있을 때...에 대해선 당황스러울 거라는 건 진중한 와중에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었다.


인상깊은 부분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남겨진 가족들에 대해서도 언급되지만 역시 남은 아버지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도 남는다. 아버지가 술에 취해 그 전날 밤 꿈에서 어머니를 보았고, 아침에 잠결에 옆자리를 만져봤는데 어머니는 없더라며 우는 부분은, 내겐 아직 다가온 모습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함께 하신 분들이라면 그만큼 기억도 오래 남아있고 여전히 여운이 있을 텐데, 자식들이 여읜 것은 어머니이지만,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반려자를 떠나 보낸 것이니 느끼는 바도 다를 것 같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어머니의 죽음 이후 어머니를 안고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어디서 본 건데 사람이 사망후 약 30초 정도 뇌가 활동을 한다고 한다.(다른 어느 연구에서는 10분이라고도 하는데 조금씩 다른 듯 하다) 어쨌든 그래서 가까운 사람이 사망한다면 그 옆에서 큰 소리로 울기만 할 것이 아니라, 사랑한다고, 고마웠다고, 다음 생에 다시 만나고 싶다고, 꼭 다시 만나자고 귀에 대고 얘기를 해주라는 것이었다. 이 만화에서도 그런 장면이 있었는데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짠해졌다. 

 

제목에 대해선 작가의 말에서도 언급했지만 어머니의 위암 판정 이후 느낌을 메모했던 것들을 떠올리면서 가장 강렬하게 느꼈던 감정에서 떠오른 거라는 얘기였다. 책이 발간된 후 어느 인터넷 댓글에 '무슨 식인종도 아니고 저런 생각을 갖는지 작가의 정신상태가 의심스럽다'라는 논지로 올린 글이 있던데, 제목 그 자체가 아니라 어머니를 갑자기 보낸 후 어머니와 더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의 일부라고 보는 건 어떨까 한다. 아니면 그런 마음을 더 멋지게 표현할 제목이 있다면 단순하지만 그 제목으로 바꿔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한다. 아니면 그런 마음을 더 멋지게 표현할 제목이 있다면 단순하지만 그 제목으로 바꿔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한다. 예를 들면,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난 엄마 유골과 함께 살고 싶었다" 정도?!


 

덧붙인다면?

1. 개봉 소식도 없고 인터넷에서도 검색이 안되지만 이 만화책을 원작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원작자가 단역으로 출연도 했다고 하는데 혹시라도 개봉한다면 보고 싶다. 


2.원작자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이후 '우주전함 티라미스'라는 TV방영 애니메이션의 원작을 작업해서 어머니께 더 뿌듯해졌다는 것과 가정을 이뤄 딸을 낳았다는 마지막 부분은 잘 닫혀진 결말이면서 따스한 느낌이 든다. 


3. 어머니와의 소소한 추억을 떠올리고 싶거나 가족 중 누군가를 일찍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면 추천, 단순한 그림체를 안좋아하거나 눈물, 콧물이 계속 나오는 신파극을 원한다면 비추천.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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