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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트 - 변화의 시대, 최고의 전력질주 학습법!
이재훈 지음 / 비엠케이(BMK) / 2020년 1월
평점 :
주요 포인트는?
분야도 많아지고 정말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중에서 내가 미래를 예상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골라내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어떤 정보는 너무 많아서, 어떤 정보는 내게 맞지 않아서, 어떤 정보는 확실하지 않아서 제거되는 것들도 많을텐데 이런 제약이 오히려 유의미한 정보의 이해와 습득을 방해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도 언급되었는데, 영국에서는 한 때 '붉은 깃발법'이 있었다. 처음 자동차가 생겨났을 때 속도나 인력 제한을 위해 생긴 법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효과적이라고 생각되었을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이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자동차가 늦게 보급되는 결과를 만든 것처럼 너무 정보를 고르는 건 오히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겠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정보를 쉽고 간단하게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우선 낯선 개념들을 짧고 간결하게 설명을 해주는데 전략이나 플랫폼에 있어서는 최신 트렌드를 잘 발췌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트렌드를 깊이 파고 들어가지는 않지만 우리가 인터넷에서 하나하나 찾지 않을 만큼 나름대로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이건 평소 작가가 이런 자료를 잘 모으고 그에 대해 라벨링을 잘 해놓은 것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저 지금 유행하는 분야 뿐 아니라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잘 찾아보았다고 느껴졌다.
문서화된 전략의 기원으로 '손자병법'을 손꼽고 있으며 서양에서는 'Art of War'로 소개되었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리델하트의 '전략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 등도 전략을 설명하는 주요한 텍스트가 되어 왔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도덕적 속박을 벗어나 현실적 이익에 냉철하게 행동하는 군주의 모습을 그리며 집권 세력의 유지를 위한 도구가 되었다.
P. 361
처음에 책을 받아 들었을 때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같은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거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기업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아마도 기술이나 트렌드를 기반으로 기업이 어떻게 살아남고 유지되는지, 어떻게 더 기업을 기업답게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여기에 소개된 기업들이 모두 최신 기술로 무장한 유니콘 기업들에 대해서만 있는 건 아니다. 지금은 잊혀졌을지라도 한 때 큰 영향(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을 끼쳤던 기업들에 대해서도 짧게나마 소개 하고 있다.
엔론은 작은 에너지 기업으로 시작하여 미국 5위 대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내부 고발로 분식 회계가 탄로나자 1년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로빈 던바는 한 사람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대 인원은 150명이라고 말한다. 기업, 조직이 성장하며 초기의 비전과 미션은 퇴화한다. 사일로 이펙트, 조직 이기주의, 극단적 개인화로 고립 문화를 만든다. 성과주의,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기업 문화도 이를 방조한다.
P. 382
이 외에도 톰 피터스의 '초우량 기업의 조건', 짐 콜린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소개되었던 성공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 같은 인용은 이 책이 미래로 향해 가는 길목 언저리에서 어떤 맥락을 보여주고자 하는지가 명확한 것 같다. 다만 내용 자체가 깊고 긴 저서들의 내용 중에서 인용하는 것에서 그치다 보니 그 책들을 읽어 본 사람으로써는 아쉽긴 했다. 절대적인 내용이 부족해서가 아닌 그런 저서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일반적인 감상이라는 점이 아쉽고, 이미 내가 읽어 본 내용이 좀 더 이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직 그 책들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겐 더 한걸음 나아가는 준비된 독서 리스트에 책을 더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인상깊은 부분은?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 책에서는 내용을 하나하나 소개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와 기술, 용어들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 그와 더불어 학자들의 다양한 이론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는 게 지식의 일부로써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저자가 이 책으로 논문을 쓰는 것이 아닌 이상 이론적 근거를 어느 학자의 이론 한가지에서 찾는 건 어렵다. 이럴수록 주제에 맞는 인용들이 있을 수 밖에 없을 텐데 그런 의미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학자들의 저서들에서 필요한 부분을 활용하는 게 큰 방법이긴 하다.
마차를 개량해도 자동차의 도입을 막을 수 없고 대항해 시대를 풍미했던 선박을 개량해도 육로 수송의 철도 도입을 막을 수 없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기존 사고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주장했다. 존속적 혁신은 기존의 전략을 유지하면서 보다 나은 방향으로 점진적 개선으로 추구한다. 하지만 파괴적 혁신은 새로운 운영 방식과 고객 요구 수준 이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잠식하는 혁신과 신시장에서 단순함과 편리함으로 고객이 얻는 가치를 극대화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혁신으로 구분한다.
P. 46
크리스텐슨 교수는 1995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파괴적 혁신’ 이론을 처음 선보이면서 관심을 모았고, 몇 년 뒤 ‘혁신기업의 딜레마’란 책을 출판하면서 큰 인기를 끈 학자이자 대학 교수이다. 개인적으로는 내 논문에도 인용한 부분이 있어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 이와 함께 마이클 포터의 이론에 대해서도 같이 설명하는데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예전부터 전해오는 전통적인 이론에 기반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것으로 느껴질 만큼 이런 학자들의 전언들을 참고하고자 한 것이 책의 미덕이라고 할 수도 있고 대학원에서 경영정보를 전공하며 접했던 학자(교수)들의 주장들을 인용해서 아주 반가워서 기억에 남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짧은 시간에 눈길을 끄는 것은 최신 트렌드와의 연결이 아닐까 한다. 긍정적 이탈자(P 310~)라는 부분에서는 기업은 그 가치를 비전과 미션으로 설명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한다고 하는데 우버나 에어비앤비, 팔란티어나 스페이스 엑스의 비전과 미션을 이야기하는데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충분히 영감을 줄 수 있는 정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에 대한 이야기(P.151 ~ P. 157)에서는 넷플릭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까지 기업들이 주력하는 것을 summary해준 것은 그 기업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한데, 한 때는 IT기업의 대표적인 브랜드 였지만 지금은 침체기에 있는 IBM이 포함되어 있는 건 의외이긴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결국 혁신과 변화, 다양성의 중심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찾고 그것의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것인데, 그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산업에서 최신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들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를 알려주는 부분으로써 의미 있었다. 그 외에도 해커톤(hackathon)이라는 개념을 구글의 스프린트(Sprint)와 함께 전략의 tool로 설형하고 있는데 이건 모르던 부분이어서 도움이 되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건 많은 이야기와 여러가지 topic을 다루다 보니 중간중간 끊기는 느낌이 있기는 하다. 단락별로 구성되어 읽고 이해하는 데는 편하지만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되는 느낌이 부족하다. 각 part에서 topic 2~5개 정도를 줄이고, 각각 깊이있는 이론과 함께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있었다면 학습서로써도 의미 있는 내용이 되었을 것 같아 이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덧붙인다면?
1. 저자가 기업전략, 사업개발 등 컨설팅을 주로 한다고 하는데, 이 책에 있는 내용으로 강의를 하면 정말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2. 변화에 대한 다양한 이론, 사례를 가능한 넓게, 빠른 시간 안에 체득하고 싶다면 추천,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어느 한 분야에 전문가적 식견을 원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비엠케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