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 끝나지 않는 전쟁, 자유세계를 위한 싸움
H. R. 맥매스터 지음, 우진하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요 포인트는?

러시아에 관해서는 특히 최근 TV에서 많이 보지만 전투력이나 정치상황에 대해선 직접 책을 읽어야 더 와닿게 될텐데, 그보단 그들의 주요 공격 수단인 사이버 영억에 대한 설명이 두드러진다. 이를 IRA의 활동과 비교하기도 하는데, 이런 일들이 얼마나 사회의 갈등과 균열을 가져오고 문제를 더 확대시키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미래학자가 아닌 이상 현재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의 흐름을 보면 러시아가 유럽에 위협이 될거라는 건 쉽게 떠올리지 못했을텐데, 그래도 러시아 내부의 복잡한 상황을 하나하나 풀어낸 것, 그리고 푸틴에 대해 대담해질 수 밖에 없을거라고 분석 보면 저자의 통찰력이 깊다는 걸 알 수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바라보는 중국의 이미지에 더 충실한 느낌이긴 하다. 중국이 통제가 심하고 회유와 압박, 사실 은폐가 심하다는 건 다수 경험을 통해 다른 나라도 알고 있겠지만, 그 어떤 뉴스보다 노골적이고 다양한 사례로 비판을 하고 있다. 이는 아마 백악관에서 근무할 당시의 경험 또는 그 때의 정치적 시선을 그대로 담은 것이라 더욱 차갑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남아시아에 관한 건 가장 관심도가 떨어지는 부분이었다. 남아시아에 있는 나라들의 부정부패나 아프카니스탄의 안정 같은 건 직접적으로 한국과는 접점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

제재 조치 완화가 행동뿐 아니라 정권의 본질도 바꿀 것이라는 믿음은 그동안 있었던 이란의 태도와 행동의 주된 원인은 결국 미국의 조치들이었다는 자아도취적 가정에 근거하고 있었다. 미국은 이란의 정치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을뿐더러 무시하곤 했다. 이란과의 핵협정 협상 과정에서 책임자로 나섰던 웬디 셔먼 Wendy Sherman은 “협상을 제대로 하려면 우리의 적을 영원한 적이나 처리해야 할 상대방이 아니라 협력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P. 442 

----------------------------------------------------------------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이어서 중동으로 넘어오면 세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중동’이 열기를 가득 품고 다가온다. 이미 이라크, 이란 같은 나라 이름들만으로도 사막의 모래바람, 석유, 전투가 줄줄이 쏟아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인상깊은 부분은?

북한에 대한 건 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행동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저자가 생각이 달랐음을 말해준다. 어쩌면 이미 미국-북한의 만남이 과거가 되었고, 시간이 지나 가시적인 결실이 없었으며,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이 불발되어 현 정부에서는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게 저자의 생각과 맞아떨어져서 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보더라도 북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선이 가득하다. 나름 객관적 – 그리고 다수의 서방국가들이 그렇게 생각할 – 인 내용을 기반으로 했지만 독재자의 명령에서 출발한 사회 변화는 꽤 문제라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 설득의 부재, 재정적/군사적 압박 등에 대해서는 모든 걸 북한의 문제로 만들기보다 한 발짝 물러나 더 효과적이 못했음을 정확히 짚어주기도 한다.


북한과의 회담에 회의적이었고, 소홀했던 제재조치의 문제점, 그리고 필요할 때 시행하지 못한 압박에 대해서도 아쉬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미디어에서 그려지는 북한이 ‘같은 민족’의 시선이라고 생각해 아쉬웠다면 이 책을 통해 다른 시선으로도 본다면 좋겠다. 지막 챕터를 ‘경기장’으로 표현했는데, 이것이 책 제목인 배틀 그라운드를 표현한 것인지 모르겠다. 비교적 최근 나온 책이어서 뉴스에서 익히 보아온 이야기들에 ‘미국’의 시각을 더해볼 수 있다는 건 주체로써 어떻게 세계를 흘러가게 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읽는 사람마다 사상이 다르고 사실에 대한 의견이 다를테니 저자의 글을 다 맞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책에서 그래도 꼭 강조한다면, 미국이라는 국가가 우방과는 어떤 관계를 만들고, 어떤 관점을 공유하는가, 반대로 적대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판단을 하는지 천천히 읽어나가며 생각해봐야겠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읽어 본 군사 역사학자인만큼 오랜만에 보는 진중한 분석서였다. 


덧붙인다면?

1. 저자인 H. R. 맥매스터는 현재까지도 국제정세에 관한 뉴스가 나올때면 가끔 언급되는 인물이다. 정작 트럼프 정부에서 일할 때는 몰랐던 게 아쉽다.

2. 일반 독자가 접근해 쉽게 읽어내기는 쉽지 않지만 군사학이나 국제관계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3. 강대국 간 무력다툼을 바라보는 당사자의 관점이 궁금하거나 국제정세에 대처하는 미국의 시선에 관심을 갖는다면 추천, 한국 외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없다면 비추.


​​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교유서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자와 나오키 : 아를르캥과 어릿광대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요 포인트는?

다시 돌아온 <한자와 나오키>는 여전히 캐릭터가 쎄고, 이야기가 간결하며, 그래서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 사실 제목만으로는 ‘한자와’가 은행을 때려치고 미술작품을 찾아나서는 ‘트레저 헌터’로 변신하는 게 아닌가 하는 더 큰 기대를 한게 사실이지만, 그건 단지 일부일 뿐, 여전히 그는 은행원으로써의 삶을 계속 이어간다. 이번 편이 앞서 나온 시리즈와 조금 궤를 달리 한건 기존 ‘오피스 전쟁’에서 진화..진화보다는 확장이 더 맞을 듯 하지만 사무실에서의 구강액션만이 아닌 ‘예술작품의 가치’라는 다른 분야와 이야기가 잘 어울렸다는 것이다. 사실 <한자와 나오키>가 ‘오피스 활극(活劇)’이라고는 하지만 익히 아는 활活과는 거리가 좀 있긴 하다. 심지어 이번 편에서는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움직임조차 나오지 않지만, 그 어떤 활동보다 다가올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긴 한다.


​은행원이라는 한정된 직업이 만들어낼 수 있는 사건을 ‘센바공예사’라는 고객사의 현재 상황에 대입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과거의 ‘도지마상점’과의 관계, 그 안의 가족 이야기, 그리고 그걸 관통하는 예술 작품 이야기는 썩 잘 어울렸다. M&A가 언급되는 순간 어떤 ‘음모’가 닥칠지 여러가지 상상을 해보기도 했지만, 역시 작가는 앞에서 쉽게 후반부를 드러내지 않아서 더 뒷 부분을 빨리 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한자와 나오키'의 신념과 고집이 어려운 고객의 상황을 극복해내는 건 당연한 결말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거기까지 이르는 길에 있는 난관과 인간관계, 방해공작, 그리고 해결까지 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를르캥과 삐에로’라는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에 좋은 소재가 되었다. 특히 ‘가족’이라는 특정 관계가, 전혀 상관없는 한 예술가의 작품과 접점이 되는 순간은 뒷통수를 치는 반전은 아니라도 추리소설의 어느 한 부분이라고 할 만큼 신선했다.


물론 이런 소재가 전체 이야기를 가릴만큼 넘어서서는 안될 듯 하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직장으로써의 ‘은행’ 그 안에서의 암투와 사내 정치, 그걸 이겨나가는 ‘한자와’를 기다려온 만큼 쎈 한방은 회의실의 경직된 분위기에서 더 큰 반전을 보여주는 게 포인트이긴 하다. 예술작품의 과거사에 집중하다 중간쯤 이 소설의 원류源流를 잊는다면 그건 ‘한자와’를 완전히 다 이해하지 못한 것과 같다. 진짜 이야기는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닌 ‘내부’에서 만들어지고 재생산되는 위기가 닥쳐야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그


인상깊은 부분은?

순전히 개인적인 기준이지만 기존의 ‘한자와 나오키’에서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긴장감이 충분히 만족스럽게 채워진 편이다. 그러다보니 ‘금융’이라는 단어로 떠올릴 만한 재무제표나 회계, 부도 같은 단어보다 미술작품과 관련된 ‘사연’ 비중이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스릴러만큼은 아니지만 한장한장 넘기면서 추리를 해야 할 것 같은 이야기가 전개되며 더 빨리 읽어나갈 수 있었다. 다만 그런 생각지 못한 사연과 사연이 만나는 게 오히려 현실적일 수도 있겠다 싶은 건, 이전 작품들보다 더 '한자와'의 강한 고집과 윤리적 기준으로 행하는 행동들이 직정인의 기준으로는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보이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물론 너무나 세속적으로 변하는 현실에 있어 그런 원칙주의는 쾌감을 주기까지 하지만, 이런 근거없는 강단은 지금 시대라면 오히려 아싸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기도 하다. 조금은 시대에 맞춰 유연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다. 

----------------------------------------------------------------

“이거 받으세요.”

“이건……” 

봉투를 손에 든 한자와를 보면서 다케키요는 엄숙하게 말했다. 

“가져가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네. 같은 은행 간판을 내걸고 있어도 지점장이나 담당자가 다르면 대응이 완전히 달라지지. 우리처럼 돈을 빌리는 쪽을 가족처럼 대해주는 담당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켜야 할 존재라네. 조사위원회 결과가 나오면 알려주겠나?” 

P. 174

----------------------------------------------------------------

‘센바공예사’와 ‘아를르캥과 삐에로’에 얽힌 이야기에만 머무를 수 없는 건, 위와 같은 ‘은행’의 이야기를 더 깊게 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도 결국은 회사, ‘은행원’도 결국은 ‘직장인’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며, 그에 상응하는 지시와 방침을 더 중시하는 모습은 지금보다는 더 나아지는 미래의 어느 지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지금까지 시리즈 전체를 통해 한번도 그걸 강조하지 않은 적이 없는 작가의 오기가 꾸준하다. 전체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본사에 있는 조력자이자 정보원, 흡사 스파이인 ‘한자와’의 친구인데, 그가 전하는 고급정보는 꽤 필요한 요소지만 상당히 우연에 기대는 느낌이 든다. 비밀스러워서는 아님에도 필요이상 빨리, 상대방의 실행 직전 순간에 공유되니 그 정보가 아니었다면 대처하지 못했을 순간이 있어 반격이 조금 예상된다는 점이다.


덧붙인다면?

1. 이번 편이 드라마나 영화로 나오면 아주 근사한 작품이 될 듯 한데, 현지에서는 7년만인 2020년에 드라마 속편이 나왔다고 하던데 그 다음 속편은 언제나 나올지 모르겠다.

2. 현실 직장 속 이간질과 사내정치에 대한 통쾌한 한방이 보고 싶거나, 좀 새로운 소재의 <한자와 나오키>를 읽고 싶다면 추천,  수수꼐끼가 넘쳐나고 끝없이 이어지는 미스터리 추리물을 원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인플루엔셜'로부터 도서(가제본)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틀 아이즈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엄지영 옮김 / 창비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요 포인트는?

문학, 그 중에서도 소설의 소재를 들었을 때 선입견이 드는 경우가 많다. 스릴러나 추리소설은 그런 선입견이 재미(어쩌면 반전이 되는)를 배가 시킬 수도 있고, SF나 미래를 그린 소설을 위해서는 어떤 이미지를 그리기 위해 필요하기도 하지만, 선입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그 이야기는 뻔하다’라는 굴레가 씌여지기도 한다. 이번 ‘리틀 아이즈’는 소재는 그런 선입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이야기의 진행방식은 그에 반해 신선하다. 


‘켄투키’라는 새로운 개체가 가장 중요한 소재이다. 인형이자 대체 애완동물, SNS도구이자 자기 표현 장치이면서 감시장비가 되는 미래적인 소유물인데 글로 표현된 것으로는 그리 모양이 예쁘지는 않을 것 같다. 표지에 토끼인형이 그려져 있어 자꾸 그 모습과 dissolve되는데 그것과는 동떨어진 모습이 맞으며, 썩 호감가는 디자인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그런 걸 살 것 같지는 않은데..책 속 인물들은 그걸 또 잘 구매한다. 모양보다 더 공포스러운 건 그 ‘켄투키’의 기능이다. 전원이 들어가는 순간 네트웍에 연결되면서 누군지 모르는 상대방이 자신을 볼 수 있다는 것,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 부터가 굉장한 공포임에 틀림없는데 아마도 작가는 ‘그런 위험’조차 사람사이 관계로 포장되는 외로운 미래의 삶을 그리고자 한 건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가장 공포스러운 건 자신의 삶이 누군가에게 얼마든지 보여지고 공개되며, 악용될 수 있다는 건 다른 장점들을 모두 차치하고라도 버리고 싶은 기능일 것 같은데 독자들이 얼마나 그런 감정을 크게 느끼는지가 이 소설의 재미를 판가름 낼 것이다.

----------------------------------------------------------------

켄투키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다. 가령 이란의 석유 유통업자지만 필리핀의 여학생이라고 속일 수 있었다. 또 우연히 그녀ㅕ가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를 드러내지 않은 채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다. 반대로 그녀는 자신의 생활을 한치의 거짓도 없이 투명하게 보여줘야 했다.

P. 40

----------------------------------------------------------------

인물들마다 각자 ‘켄투키’를 어떻게 다루는지가 가장 중심이 되는 포인트인데, 마치 애완동물을 다루듯이 예뻐하거나, 사랑하거나, 관심이 점점 없어지거나, 싫어하거나 무서워하거나 하는 모든 감정을 보이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앞서 말한 인간과 함께 하는 존재로서 켄투키가 생활속에 밀접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요소로 이해하면 읽어나가는 속도가 잘 붙을 듯 하다.


  

인상깊은 부분은?

처음엔 전형적인 기-승-전-결 스토리인 장편인 줄 알았다가, 첫번째 이야기를 읽고나서는 단편들이 하나로 이어지는 옴니버스라고 다시 생각을 바꿨다. 하지만 이 책의 특이한 점은 단편들이 ‘켄투키’라는 공통의 소재만 차용할 뿐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이다. 게다가 중간중간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는 이야기 구조(A-B-C-D-E-F가 아닌 A-B-A’-C-B’-A’’-D 처럼 중간중간 변칙적이다)이기 때문에 등장인물의 이름도 헷갈릴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인물보다는 사건을, 사건보다는 상황을 중점적으로 짚어가야 하는 이야기이다보니 읽어나가다 보면 익숙한 이름들이 되니 어거지로 기억을 할 필요까진 없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누군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켄투키’를 통해 자신의 생활을 엿보는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그리는데 안타깝게도 아름답거나 큰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없다고 보면 된다. 물론 한 어린아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좋은 결말을 보여주지만 거기까지 이르는 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일 뿐이다. 이런 여러 현실 직관 가능한 사건과 더불어 단순한 ‘사용자로’서가 아닌 ‘관리자’로서 누군가를 지켜보는 부분이 되면 과연 이 ‘켄투키’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까지 궁금해지지만 그 역효과가 가져오는 연쇄반응은 얼핏 스릴러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 <에밀리아>에 관한 건 꽤나 젊은 감각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구체적으로 묘사하긴 어렵지만, <에밀리아>가 바라보는 <에바>에 관한 이야기는 관음증으로 시작해, 상대방의 상황(물론 인물들 포함)들이 궁금해지는 스릴러의 흐름대로 가다가 관찰자가 더 이상 관찰자가 아닌 반전까지 이르면 서늘해질 수 밖에 없다. 예전에 이와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있긴 했지만 ‘켄투키’라는 소재가 주는 독특함이 있어 그 복제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덧붙인다면?

1. 책을 완독하고 난 이후에도 ‘켄투키’의 정확한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상상력 부족인가?!) 

2. 이 소설을 드라마화해도 흥미진진한 여러 에피소드를 만들 수 있을 듯 하다.

​3. 기묘한 소재의 스토리와  관음에 관해 앞으로 나올 상상력이 궁금하다면 추천, 사생활 침해 관련 조금은 익숙한 스토리를 싫어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의 연금술 - 절대 무너지지 않는 부에 관한 위대한 통찰
데이브 램지 지음, 고영훈 옮김 / 다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요 포인트는?

최근 이런 ‘재력 만들기’에 관한 책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예전에는 덜 했을까?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이 더 많다고 느껴지는 건 사람들의 관심이 그 떄보다 더 늘고 더 많이 다뤄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책은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오래된, 하지만 ‘아직까지 모르고 있는 사실들’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저자가 ‘연금술’이라고 대표적으로 표현한 7가지 돈을 벌어나갈 방법들 이전에 오랫동안의 경험과 연구로 알게 된 돈을 어떻게 축적하면 될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잘못된 상식과 부의 진실’들이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잘못된 상식 –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면 관계가 돈독해진다.

부의 진실 –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면 그 즉시 갑과 을의 상태가 된다. 

P. 62


잘못된 상식 – 자동차를 할부로 사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부의 진실 – 보통 백만장자들은 자동차 할부금을 내는 대신 쓸만한 중고차를 구입한다. 

P. 73


​잘못된 상식 – 무이자 할부를 이용하면 공짜로 돈을 빌려 쓰고, 훨씬 부단도 덜 되므로 차는 무이자 할부로 사는 편이 이득이다.

부의 진실 – 새 차이 가치는 제조 년도를 기준으로 첫 4년 동안 60% 떨어진다. 당신은 몇 년 후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상품에 이전과 똑같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P. 81


​잘못된 상식 – 일주일에 3시간만 일하고서도 쉽고 빠르게 부자가 되는 방법이 있다.

부의 진실 – 일주일에 3시간만 일하고서도 1억원의 수입을 버는 사람은 없다.

P. 100

----------------------------------------------------------------

이 외에도 더 있지만, 이것이 떠오른 건 모두가 알고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그 누구도 실제 상황이 닥치면 이걸 떠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걸 ‘실수’라고 표현하기까지 하는데, 이 지점에서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건 늘 비슷한 결정을 하고 유사한 패턴의 생활속에서 결과가 다르기를 바라기 떄문에 언제나 같을 수 밖에 없다는 안타까운 상황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어쩔 수 없이 빚이 생기고 그걸 갚아나가는 순환구조가 생겨나는 건 당연할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만들어였을지라도 절대 국가가 어떤 형태로든 그걸 책임질거라는 기대는 버려야 하고, 그런 면에서 국가가 얼마나 무능력한지, 심지어 얼마나 빚을 이용하는지도 저자는 강하게 비판하도 있다. 그래서인지 국세청 연체가 압류가 될 수 있는 채무는 가능한 빨리 갚아야 하며, 규모가 큰 채무 역시 최대한 빨리 갚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건 책을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면, 과연 모든 빚에 대해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를 묻고 싶기도 하다. 한정된 소득안에서 어떻게 변화를 가져갈 수 있을까? 저자는 이것에 대해 ‘도전과제’라고까지 표현했다. 어떤 지출이 있다면 다른 부분에서 아껴 결국 추가 지출을 ‘0’을 만들어야 하며, 생활공동체(예를 들어 부부)가 모든 내용에 동의해야 의견 충돌이나 갑작스러운 문제점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 앞서 여러가지 빚에 대해서 길게 설명하면서 지출에 대해서도 잊지 않는다. 다만 지출에 관해선 꽤나 인색한데, 왜 인색해야 하는지는 책을 통해 이해하는 게 더 좋을 것이다. 


​인상깊은 부분은?

1부에서 돈의 진실에 대해 다룬다면 2부에서는 돈을 넘어 부로 다가가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이 책의 제목인 ‘연금술’을 이해해나갈 차례이긴 하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가능한 친밀하게 이야기학 때문에 내용 자체가 어렵진 않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책을 읽어나간다고 당장 부를 얻을 수도 없지만 저자가 예언자도 아닌만큼 모든 사례와 정확히 맞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앞서 얘기했듯이 어떤 지출을 하거나 투자를 고려할 때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을 앞서 해야 한다면 그에 대해 참고하기 위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녀에게 빚을 물려주면 안된다든지, 학자금을 먼저 대비해야 하는 것, 노후자금을 마련하는데 일확천금을 벌 수 없다는 테마는 아마 쉽게 떠올릴만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가 이런 것들을 나열하는 것에는 생각 이상으로 돈이 들어가는 부분들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걸 더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다. 누구나 투자 대박을 꿈꾸지만 방법도 여러가지인만큼 그것을 위한 종잣돈을 만드는 것도 그만큼 다양할 수 밖에 없다. 땀흘려 일하는 만큼의 소득이 있어야 하고, 버는 돈보다는 적게 지출해햐 하며 빚에서 가능한 빨리 탈출하기 위해 모든 것에 계획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이 현금으로 모아지고 그런걸 초기자본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저자는 그걸 ‘연금술’이라는 추상적이지만 매력적인 단어로 정리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만 저자가 시장을 바라본 시점이 좀 오래전이며, 이미 어느정도 부를 이룬 상황에서 반추하는 어려웠던 시절은 강연으로 듣기엔 재미있을지 몰라도 책으로 읽기엔 좀 건조하다. 그리고 이자율과 금리, 대출에 관한 설명들은 우리나라 실정과는 다르므로 숫자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우며, 투자처를 바라보는 의견도 다르기 때문에 군데군데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숫자를 외우거나 공식을 만들고자 하는게 아닌만큼 강연을 듣는 것과 같이 1장과 2장을 나누어 정독하다 보면 자신의 경제관을 떠올려 ‘남들과 다른 부분, 그리고 남들과 여전히 같은 부분’이 무엇인지는 떠올려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성공은 남들과 다른 것에서 시작한다. 


덧붙인다면?

1. 책 자체가 두껍지 않아 갖고 다니기도 좋은데, 하드커버라 그런지 조금은 무게감이 있다.

2. 경제관념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돈을 벌고는 있지만 본인이 돈을 어디다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면 추천, 유사한 내용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강연 및 교육을 하고 있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젠 떠날 수 있을까? 동유럽 소도시 한 달 살기 한 달 살기 시리즈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동유럽 소도시에서 지내는 짧고도 긴 한달을 기대하게 만들어주는 책인 것 같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