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 끝나지 않는 전쟁, 자유세계를 위한 싸움
H. R. 맥매스터 지음, 우진하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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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러시아에 관해서는 특히 최근 TV에서 많이 보지만 전투력이나 정치상황에 대해선 직접 책을 읽어야 더 와닿게 될텐데, 그보단 그들의 주요 공격 수단인 사이버 영억에 대한 설명이 두드러진다. 이를 IRA의 활동과 비교하기도 하는데, 이런 일들이 얼마나 사회의 갈등과 균열을 가져오고 문제를 더 확대시키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미래학자가 아닌 이상 현재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의 흐름을 보면 러시아가 유럽에 위협이 될거라는 건 쉽게 떠올리지 못했을텐데, 그래도 러시아 내부의 복잡한 상황을 하나하나 풀어낸 것, 그리고 푸틴에 대해 대담해질 수 밖에 없을거라고 분석 보면 저자의 통찰력이 깊다는 걸 알 수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바라보는 중국의 이미지에 더 충실한 느낌이긴 하다. 중국이 통제가 심하고 회유와 압박, 사실 은폐가 심하다는 건 다수 경험을 통해 다른 나라도 알고 있겠지만, 그 어떤 뉴스보다 노골적이고 다양한 사례로 비판을 하고 있다. 이는 아마 백악관에서 근무할 당시의 경험 또는 그 때의 정치적 시선을 그대로 담은 것이라 더욱 차갑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남아시아에 관한 건 가장 관심도가 떨어지는 부분이었다. 남아시아에 있는 나라들의 부정부패나 아프카니스탄의 안정 같은 건 직접적으로 한국과는 접점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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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조치 완화가 행동뿐 아니라 정권의 본질도 바꿀 것이라는 믿음은 그동안 있었던 이란의 태도와 행동의 주된 원인은 결국 미국의 조치들이었다는 자아도취적 가정에 근거하고 있었다. 미국은 이란의 정치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을뿐더러 무시하곤 했다. 이란과의 핵협정 협상 과정에서 책임자로 나섰던 웬디 셔먼 Wendy Sherman은 “협상을 제대로 하려면 우리의 적을 영원한 적이나 처리해야 할 상대방이 아니라 협력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P.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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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이어서 중동으로 넘어오면 세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중동’이 열기를 가득 품고 다가온다. 이미 이라크, 이란 같은 나라 이름들만으로도 사막의 모래바람, 석유, 전투가 줄줄이 쏟아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인상깊은 부분은?

북한에 대한 건 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행동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저자가 생각이 달랐음을 말해준다. 어쩌면 이미 미국-북한의 만남이 과거가 되었고, 시간이 지나 가시적인 결실이 없었으며,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이 불발되어 현 정부에서는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게 저자의 생각과 맞아떨어져서 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보더라도 북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선이 가득하다. 나름 객관적 – 그리고 다수의 서방국가들이 그렇게 생각할 – 인 내용을 기반으로 했지만 독재자의 명령에서 출발한 사회 변화는 꽤 문제라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 설득의 부재, 재정적/군사적 압박 등에 대해서는 모든 걸 북한의 문제로 만들기보다 한 발짝 물러나 더 효과적이 못했음을 정확히 짚어주기도 한다.


북한과의 회담에 회의적이었고, 소홀했던 제재조치의 문제점, 그리고 필요할 때 시행하지 못한 압박에 대해서도 아쉬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미디어에서 그려지는 북한이 ‘같은 민족’의 시선이라고 생각해 아쉬웠다면 이 책을 통해 다른 시선으로도 본다면 좋겠다. 지막 챕터를 ‘경기장’으로 표현했는데, 이것이 책 제목인 배틀 그라운드를 표현한 것인지 모르겠다. 비교적 최근 나온 책이어서 뉴스에서 익히 보아온 이야기들에 ‘미국’의 시각을 더해볼 수 있다는 건 주체로써 어떻게 세계를 흘러가게 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읽는 사람마다 사상이 다르고 사실에 대한 의견이 다를테니 저자의 글을 다 맞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책에서 그래도 꼭 강조한다면, 미국이라는 국가가 우방과는 어떤 관계를 만들고, 어떤 관점을 공유하는가, 반대로 적대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판단을 하는지 천천히 읽어나가며 생각해봐야겠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읽어 본 군사 역사학자인만큼 오랜만에 보는 진중한 분석서였다. 


덧붙인다면?

1. 저자인 H. R. 맥매스터는 현재까지도 국제정세에 관한 뉴스가 나올때면 가끔 언급되는 인물이다. 정작 트럼프 정부에서 일할 때는 몰랐던 게 아쉽다.

2. 일반 독자가 접근해 쉽게 읽어내기는 쉽지 않지만 군사학이나 국제관계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3. 강대국 간 무력다툼을 바라보는 당사자의 관점이 궁금하거나 국제정세에 대처하는 미국의 시선에 관심을 갖는다면 추천, 한국 외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없다면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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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교유서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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