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휴휴명당 - 도시인이 꼭 가봐야 할 기운 솟는 명당 22곳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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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휘의 맛이 이렇게 정갈할 수가 없다. 실로 한자어가 많지만, 그리 어렵지 않고 휴휴명당이라는 소재에 어울리는 멋진 풍취를 만들어낸다. 억지로 자아내는 책이 아니다. 적절한 위치에서 어휘만으로도 느낌을 담백하게 낸다. 읽다보면 새로운 상식에 눈을 뜨며 너무 많은 정보로 징건한 느낌도 피할 길이 없다. 이 글을 읽기 전에는 실로 핍진한 상태였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고답적이고 창발적인 소재로 한국의 정취와 정서를 단 12곳의 명당 소개로 단박에 이끌어낸 저자의 필력과 노력에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다. 얼마나 많이 연구하고 느껴야 이 정도의 책을 집필할 수 있나 싶다. 게다가 삶 자체가 한국, 산, 역사가 관통하지 않고서는 이러한 시도는 엄두도 낼 수 없다. 책을 읽다보면 삶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상식보다는 그저 한국이라는 국가에 태어나 다른 국가의 일원과 다름 없이 주어진 숙명을 받아들이되, 더 알려고 노력하는 책무를 배가하는 추동력을 얻는다. 휴휴명당에서 쉴 수 있다면, 누구나 신선처럼 희노애락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일단 자연이 뿜어내는 영적 에너지를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빛나는 태양의 일출과 일몰을 눈부시다는 이유로 귀찮아한다면, 제 아무리 대단한 명당의 에너지일지라도 아무 효과를 발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저자는 전제 조건으로 쉬고 싶을 때라고 말한 것인지 모른다. 아니 확실하다. 의외로 명당이 서울에도 많다. 산을 자주 가지 않아 명칭만 안다 뿐 솔직히 그 산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연결하지는 못한다.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관심이 없다보니 그렇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이 간결하고 맛깔스러워서 읽다보니 많은 명산과 명당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도 교훈처럼 마음에 새겨둘 수 있었다.가까운 산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저자가 소개한 명당에 앉아 자연이 주는 영험한 기운과 물아일체를 이뤄 삶에 감사하는 태도를 내재하고 싶다. 날이 추워지고 있지만, 산은 언제나 인간을 반겨주리라 믿는다. 조용헌의 저작물은 언제 읽어도 배울 점이 많고, 어떻게도 알아내기 힘든 상식이 많아 탄복하며 읽곤 한다. 이번에도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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