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생각에 속을까 - 자신도 속는 판단, 결정, 행동의 비밀
크리스 페일리 지음, 엄성수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생각은 의식의 일부분이다. 하지만, 우리의 의식을 지탱하는 생각만으로는 손가락 하나도 사실 움직일 수 없다. 추상적인 의미의 생각, 그리고 뇌의 한 부분에 상당한 의의를 두는 이유는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자신도 속아버리는 뇌의 의식적 과정과 추이가 더 나은 자신을 통제하는 데 애를 먹게 하는 까닭이다. 가장 와닿는 어귀는 도덕적 사과와 결정은 이성이 아닌, 감정에 기인하다는 말이다.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 생각한다는 아이러니는 조금 웃기기도 하다. 그 만큼 뇌의 의식은 섬세하고 포장된 비밀스러운 구석이 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해 방식이 중요하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 없이는 상대방을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다. 설령 본질적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있다는 감정이 들어도, 이는 실상 상황에 기인한 의식적 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유사 상황에 처해보거나 비슷한 감정을 겪어봤어야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결국 투영과 투사는 여러 상황에서 우리 의식의 외연과 내연을 껄끄러움 없이 연결하는 데 사용된다. 심리학적 용어라 일상 외에서 병리적으로 이용되거나 해석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자신이 자신 외의 무엇을 감정적으로 헤아리는 데 투영과 투사는 공기를 흡입하듯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꿰차고 있는 셈이다. 뇌의 기작은 너무나도 복잡해서 아직도 학계에서 발표하는 자료를 보며 깜짝 놀라곤 한다. 뇌의 반구는 두 개로 나뉘어 있는데 우리는 뇌량을 통해 뇌를 하나로 의식한다. 분명 기능은 나눠져 있지만, 뇌량을 끊어도 뇌를 하나로 인식하는 기작은 놀랍기도 하다. 정치에 뛰어들고 싶다면 몸매나 외모를 가꾸라는 말은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능력의 우수함 없이 단순히 잘생긴 외모, 미끈한 몸매만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연예인을 보노라면 사실 이런 생각을 떨쳐내기란 불가능하다. 외모는 본능의 매력, 즉 호르몬의 반응을 야기하는 본능의 힘을 지녔기에 정치처럼 현실적 선동을 하기 위해서는 외모 관리는 너무나도 필요하다. 의식은 자신을 이해하기보다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도 놀랍기는 매한가지다. 사회적 존재라는 근원적 태생을 의미하는 것일지 모르지만, 상호 반응하며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를 뇌는 이미 진화를 통해 시스템적 기작을 구조화한 듯하다. 뇌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책의 첫부분부터 끝까지 신기하지 않은 부분이 드물었을 정도로 책은 호기심과 그 해결을 매력적으로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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