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 - 천부적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영어의 역사
필립 구든 지음, 서정아 옮김 / 허니와이즈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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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시작과 현재의 간극을 채워 넣는 다수의 일화와 역사적 사건은 그 자체로 공부다. 변방에 위치했던 영어의 지위가 대영제국 시기 이전부터 착실히 쌓아 올린 국제적 활동으로 인해 현재와 같은 반열에 오른 도화선을 꾸준히 마련한 것이 일단 시작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영어로 쓰여진 문서가 세상에서 가장 많은 건 굳이 헤아려보지 않아도 수긍할 수 있는 결과다. 더 놀라운 건 2위인 독일어와 무려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차순위로는 프랑스어가 있는데 프랑스어가 UN 등의 국제 기관에서 사용하는 공식 언어라는 점을 바탕으로 삼는다면, 영어의 위력은 실로 체감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대단한 것이다.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나단 스위프트는 자신의 명성이 사후에도 이어지길 고대했고, 어느 정도 탐욕도 개입할 정도로 영어로 쓰여진 본인의 작품에 대한 애착도 상당했다. 세익스피어가 사용한 영어 중 정치인을 의미하는 politician은 해골을 갖고 놓던 광대를 지칭하며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점차 의미를 달리 하며 어느 정도 존경의 함의를 갖은 단어로 되살아났다. 세익스피어가 쓴 영어도 책에는 나와 있는데 사투리도 보여서 언어의 탄생을 바라보는 기분이 들어 묘한 기분을 선사하기도 한다. 언어의 탄생은 재창조에서 그 역동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구글링이나 조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버나드 쇼는 이러한 영어의 단면 중 발음과 철자가 맞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했고, 실제로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며 전면적 개선에 앞장섰다. ghoti라는 단어는 버나드쇼와 함께 하는 대표 단어인데, 누가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영어 발음의 맹점을 제대로 지적한다. tough는 터프로 발음해 gh에서 f 발음이 나오고, women의 o는 위민으로 i발음이 나온다. nation의 ti는 션으로 sh 발음이 나와 합치면 fish라고 발음이 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트위터와 방송매체를 통해 한국도 매일 새로운 단어가 나온다. 거북한 단어도 있고, 작위적인 게 지나쳐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도 있는데, 영어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정복한 언어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설령 중국이 균형을 맞춘다해도 이미 온갖 지식이 영어로 문서화된 까닭에 영어는 경제력을 떠나 역사적 지배력으로 인해 앞으로도 정복의 언어로 살아남을 것으로 확신한다. 상당히 흥미로운 접근법과 사례가 많아 즐거운 읽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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