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렇게 나이 들어간다 - 인지심리학으로 본 노화하는 몸, 뇌, 정신 그리고 마음
게리 크리스토퍼 지음, 오수원 옮김, 김채연 감수 / 이룸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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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삶의 자세가 알츠하이머 발병률을 낮춘다는 점에서 인간의 절제와 반복적 생활 패턴이 뇌의 회복탄력성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대체로 미국에서는 수녀의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종교는 일반적으로 절제를 미덕으로 삼고 규율적 생활을 신앙 자세의 근간으로 삼는다. 늙으면서 가장 두려운 게 뇌 질환이다. 가뜩이나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주질 않는데 뇌까지 말썽을 부리고 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 주변 사람들과 수십년간 쌓아온 사회적 관계를 사그리 잊어버린다면 대체 그 삶은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하지만, 이마저도 우리가 늙는 여러 과정 중에 하나에 속한다. 애석한 마음을 금할 길 없었지만, 저자가 목표로 한 잘 늙기에 초점을 맞춰 여러 사례와 지식을 통합하며 흥미롭게 읽었다. 정말 상세한 설명이 깃들어있다. 질환 예방법과 측정법부터 호르몬의 기작과 심리적 요소까지 노년에 대비하는 사회학적 의미도 읽으며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우리는 갑자기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게 아니다. 곁에서 지켜본 조부모를 떠올리면 정말 그렇다. 서서히 외적 피부가 늙어가고 작고 사소한 질환에 시달리며 단계별로 늙어가다 어느 순간 정말 언어 그대로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버린다. 이 과정을 현대 의학과 사회학적 발달에 따라 보다 다각적으로 고찰할 수 있게 된 점은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85세 이상의 삶은 개인과 사회에 다른 의미를 남긴다. 잘 늙어야 하는 이유는 비단 개인만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대 지연 효과에 의한 여러가지 자본 및 사회 흐름은 노후에도 생산성을 유지하는 게 사회 건강을 위한 해법임을 넌지시 알리고 있다. 읽기 역량은 디지털 시대에 더욱 중요한 요소를 이룬다. 웩슬러의 성인 읽기 능력 측정 테스트는 그런 점에서 알아두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신체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다수의 방법이 소개되었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는 부분은 심리적 요인 중 낙천적 사고관이다. 특히, 상황적 낙천성은 가장 효과가 좋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도 낮춰 뇌 건강에도 아주 좋다고 한다. 나이를 들어가는 데 고려할 요소가 성장기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인생의 기나긴 여정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노년기, 솔직히 유전적 해법이 마련되어 노년에도 청년처럼 생산성을 보장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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