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볼 효과 - 사소한 우연들이 이 세상을 혁신적으로 바꾼다
제임스 버크 지음, 장석봉 옮김 / 궁리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상호 연쇄성이 돋보이는 인류 역사, 이를 조명한 작가의 공로가 실로 대단하다. 학문의 진보는 순차적 과정을 거쳐 빛깔을 달리하는데 관찰과 우연의 효과가 상당함을 20개의 사례로 이해할 수 있다. 가볍게 보고 넘어가지 않는 철저한 상황 분석력에 열정을 더한 결과가 개선이다. 산업 동력을 근본부터 바꿔버린 증기기관의 발명도 단독적인 사건이 아니다. 이미 그 이전의 상황과 개연성을 충족한 덕분에 이와 같은 혁신이 가능했다. 핀볼효과란 바로 이런 연쇄와 우연의 혼합을 의미한다. 각 사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인간의 사회적 능력은 어쩌면 우연의 상황 연관성에 비롯되었음을 뜻하는지 모른다. 분광현상, 비닐 등도 그 유명한 파스테르의 페니실린 발견처럼 우연에 의한 요소가 많아 참으로 신기하기도 했다. 절대적으로 인간의 능력만 갖고 혁신을 이룬 사례보다 열중하는 가운데 다가온 행운에 의해 혁신이 세상에 나온 것이다. 20개의 여행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영향력과 파급력을 공유하는 현상을 책을 통해 살펴보면, 원숭이의 도구 활용 능력이 고립과 격리의 상황임에도 전파되는 신비로운 현상과 상당히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다. 돌을 사용해 열매의 껍질을 부수어 먹는 현상이 외딴 섬의 원숭이 군집에서 나타나는 때와 비슷하게 지리적으로 완벽히 다른, 그리고 상호 교류가 불가능한 원숭이 집단에서 동일한 현상이 발견되는 것이다. 같은 개체간 일종의 텔레파시나 동일한 뇌파의 공유로 이와 같은 현상이 빚어는 건 아닐까라는 추측이 학계에서도 보고된 바있다. 이 책을 읽으며 제임스 버크가 살펴본 사례가 인류 전체로 연결된 까닭에 동시다발적으로 비슷한 발견이 진행되고 그로 인해 불필요한 경쟁과 암투가 벌어진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라이프니츠와 뉴턴의 미적분도 그렇고, 벨의 전화기도 상대방의 이름은 잊어지만 거의 흡사한 형태를 보인다.상상력이 돋보이는 저자의 패턴 추측 접근법은 우연의 힘이 얼마나 매력적인 실감케 돕는다. 인류의 전 영역이 보이지 않는 핀볼효과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라면 사실 원시 상태의 원주민이 아직도 브라질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없어야 맞겠지만, 그럼에도 다른 분야는 분명 우연의 망이 작동된 사례가 객관적으로 많다. 핀볼효과의 위력은 먼 훗날 더욱 상당하리라 예상한다. 기술의 진보로 네트워크는 실시간의 공유를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동등한 정보의 상황에서는 20개 이상의 여행담이 더욱 많이 탄생할 수 있다. 우연의 힘, 정말 매력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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