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삼성 - 삼성전자 이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측하다
윤덕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포스트 삼성을 논할 시기가 도래했다. 여태껏 산업 인력을 꾸준히 흡수해주고, 능력의 유무를 크게 떠나 적정 수준의 연봉과 복지 혜택으로 사회 구성원을 받아준 삼성에 박수를 보낸다. 물론 그런 과정을 해낸 사람들이 모두 하나겠지만, 성장을 일차적 목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한 점은 삼성의 역할이라 할 수 있으므로 깊이 인정한다. 다른 기업에 비해 독보적으로 성장해 글로벌 영역에서 완벽히 입지를 굳힌 모습을 보면, 동일선상에서 시작한 국내 기업과 비교해서라도 그 노력과 열정을 다시 봐도 아깝지 않다. 이제 포스트 삼성을 논할 시기에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삼성의 위용을 전 세계에 다른 형태로 그려낼 수 있을지 궁리해봐야 한다. 이 책은 그동안 답답했던 이공계 기피 현상을 제대로 고찰하고 있어 너무나도 반가웠다. 83년도 학력고사 당시 가장 위에 있던 학과는 의예과가 아니다. 전자와 기계다. 나는 이러한 시대에 살지는 않았지만, 이공계가 의예에 최고의 타이틀을 넘여주는 바로 그 시점에 입학했다. 결과적으로 의대를 가지 않고 공대를 갔지만, 그 이후의 추락은 정말 기가막혔다. 점수는 의예랑 같은데 대접과 사회적 인식을 정말 끔찍했기 때문이다. 아예 점수마저 차이를 보였다면 답답함은 그리 크지도 않았을텐데, 이공계를 간 뒤 의예과와 비교해서 점수가 부족해 이공계를 간 것처럼 사회가 몰아갔기 때문이다. 미팅을 나가도 의예는 환대를 받고 공대는 공돌이 취급을 받으며 차이도 없이 단순히 선택에 의해 이와 같은 차별이 생기는 게 못내 아쉬웠다. 그런 시대를 이 책의 저자는 이공계 귀환을 설명하려는 목적으로 기술했기에 반가웠고, 공대를 선택한 점에 대해 여전히 아쉬움은 남지만, 의예과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 저자는 융합만이 한국의 포스트 산업시대를 이끌어갈 비책이라고 한다. 물론 이공계 귀환으로 인한 우수한 인재 수용이 보다 용이해졌고, 사회적으로도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이 제대로 이어지고 있어 일단 안심이다. 융합을 초점으로 봤을 때, 대학도 변해야 한다. 또한,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 방안은 로컬화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대표적 예다. 이와 더불어 경마장도 거론하며 지역의 활성화에서 방향을 찾고자 한다. 지정학적으로 한국의 위치는 좋다. 딱 중앙에 위치해 중국과 일본의 허브로 기능할 수 있다. 책은 포스트 삼성을 통해 한국의 경제 지평과 타국의 성장 형태를 비교하며 우리가 처한 위치를 설명하고 있어서 이 부분만으로도 수용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가 넘쳐난다. 분석적 접근에 쉬운 용어로 설명해 읽기 쉬운 책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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