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인가
탈 벤 샤하르 강의, 왕옌밍 엮음, 김정자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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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우선 순위에 놓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 같진 않지만, 불안과 초조, 사건과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곳이 세상이라면 굳이 행복의 시기를 멋대로 재단할 필요는 없는 게 확실하다. 어느 순간이든 행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풍요로운 감성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물론 전쟁, 테러, 재해 등을 맞이한 사람이 행복을 떠올리긴 불가능하다. 오히려 불행함을 아쉬워할 뿐일테다. 그럼에도 행복은 희망이라는 속성으로 다시금 우리 마음에 자리한다. 당시의 불행을 비교 잣대로 삼아 행복의 눈높이를 낮추고 보다 겸허하게 삶을 살 수 있는 근간이 마련되는 시발점으로써 불행도 의미가 있다. 그렇다고 어느 누가 불행을 고의적으로 바라지는 않겠지만,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에서 이 정도의 초연함은 필요하다. 하버드 강의 중 행복을 다룬 강의가 많지는 않겠지만, 이 강의는 정말 교수의 인생 깊이가 배어든 강의인 까닭에 저절로 수강생이 늘어난 게 아닌가 싶다. 고작 8명에서 시작해 현재는 850명, 게다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학생수로 인해 강의실은 항상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책을 읽어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성공을 바라는 것도 하버드에 다닌 것도 결국은 행복한 인생을 살고자 함에 있다. 사실 하버드라고 해서 SAT가 엄청나게 높기만 한 건 아니다. 하위 30% 평균이 다른 학교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일 뿐 상위 30%는 8위권 대학이 비슷하다. 행복을 원하는 동기는 최고가 되고자 하는 노력을 더욱 값지게 만든다. 학업에서 미래를 보고, 그 미래의 옳고 그름을 먼저 파악하기 위해 수강생이 행복을 알고 싶어하는 건 정말 다행이다. 한국의 경우, 수업이 쉽고 학점도 잘 주고, 교수가 유명인이면 난리가 난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강의하는 탈 벤 샤하르 교수는 그런 분 같지 않다. 그랬다면 850명의 수강생이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을리 없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 인상적인 건 역시나 인간 관계에 대한 조언이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일정 거리는 반드시 유지하라고 한다. 친밀함에 녹아들어 자신의 속마음을 허심탄회하게 말해버린다면, 그게 오히려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라는 이야기도 와닿는다. 미국 고등학교 수학 능력 평가에서 1등을 차지한 학교는 뚜렷한 차이점을 보이는 커리큘럼을 운영 중이었다. 다름아닌 체육인데, 활동적인 체육이 과학과 수학 점수 향상에 영향을 준 것이다. 돈이 없어도 사람에게는 항상 관대하라는 것과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게 정말 중요함을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최근 들어 놓치고 있는 양질의 수면 시간 지키기도 주의하게 되었다. 7~9시간의 수면, 솔직히 과하게 많지만 어떤 의미로는 하루를 효율적으로 보내고 충분히 잠을 자라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실패를 직시하고 완벽주의보다 최적주의로 돌아서라는 말도 정말 고마울 정도로 인상적이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 행복과 자존감에 관해 실용적 자세를 갖고 싶은 사람에게 최고의 강의이자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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