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인구 절벽이 온다
해리 덴트 지음, 권성희 옮김 / 청림출판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인구절벽은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한국에게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을 보자면 국책 사업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입는 슈트로 노인이 자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건 벤처기업이나 할 일인데 일본 정부는 발벗고 나서서 노인의 부양예산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피부양 인구수가 늘고, 새로 부양가능한 인구층은 출산율 저하로 공급이 미비한 게 근본적 원인이다. 한국이 22년 후 일본이 된다는 데는 현상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지만, 한국은 통일이 된다면, 이라는 가정이 있으므로 일본과 똑같은 디플레이션을 피해갈 유인은 존재한다. 디플레이션을 멀리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투자가 꾸준해야 한다. 현 일본이 1조엔을 풀면서 경기부양에 나선 것도 같은 원리다. 인구 절벽에 대비하는 데 이 책은 확실한 경종을 울린다. 저자는 이미 미국의 버블을 경고했던 이력이 있는 사람이다. 당시 버블을 그렇게나 알리고자 노력했는데, 그의 말을 들은 사람은 그의 투자보고서를 받는 사람뿐이었다고 한다. 그 만큼 버블에 취한 사회는 맹목적으로 상승만 바라본다. 경제 원리는 잊은 채 말이다. 비합리적 이성이 작동할 때는 누구나 한 곳만 본다. 균형적 시각을 유지해야 큰 충격없이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일단 인구절벽이 무서운 이유는 디플레이션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의 사례처럼 한 번 디플레이션에 빠져들어가면 헤어나오기가 정말 어렵다. 부채로 인해 파멸을 맛본 세대는 은행에서 대출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일본은 디플레이션 후 제로 금리로 대출을 권했지만, 기가 막히게도 강력한 부채 폐해를 기억하는 기업은 대출을 극도록 기피해 중앙은행에서 찍어내는 본원통화가 좀처럼 유통되지 않아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져들었다. 이는 개인도 마찬가지다. 돈을 벌면, 더 벌기 위해 투자를 감행하는데, 이 때 부채를 활용해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일본은 돈을 벌면 대부분 부채 축소에 썼다. 일본 통계 자료를 보면 얼마나 부채를 기피하는지 알 수 있다. 디플레이션과 인구절벽은 출산율 증가와 같은 개발도상국적 현상이 되살아나면 자연스럽게 회복이 가능하지만, 한국도 그렇듯 출산율이 대폭 증가하기에는 사회가 이미 고도화되어버렸다. 양보다 질, 그리고 가족보다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풍토는 한국만 그런 게 아니라 선진국이 겪는 대체적인 현상이다. 정부는 채권 발행으로 현 국면을 넘어서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세대 이전 효과는 결코 온당한 해법이 아니다. 동남아시아의 인구는 현재 증가 일로에 있고, 남미도 마찬가지다. 일본이 이민 정책에 적극적인 이유도 생산 가능 인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 사회가 맞이할 위기를 미리 볼 수 있었고, 로컬에 치중한 문제 제기와 이슈에 지나치게 편중하지 않고, 큰 시각에서 국가 정책을 만들고 또 개인이 이런 취지를 이해하는 시대가 도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정말 임팩트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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