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풀어보는 운명 - 주역으로 보는 처세술
박찬하 지음 / 린덴바움북스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숫자로 운명을 본다는 내용이라 마치 혈액형으로 사람을 짐작할 수 있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읽어볼 내용보다는 맞춰볼 내용이 대부분이고, 기대했던 주역에 맞닿은 풀이가 부족해 아쉬움도 남는다. 그러나 흥미로운 부분은 저자의 창의성이다. 물론 다른 관점에서보면 주먹구구식 짜맞추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그냥 생각하지 않고 맞춰보면 흥미롭기도 하다. 기분 나쁜 숫자가 있나 싶지만, 이 책에 나온 나와 관련된 숫자는 대길이 없었다. 제일 좋은 숫자래봐야 길이었고, 아끼는 숫자 중에는 대흉도 있었다. 이게 맞는다면 사실 속상하다. 숫자 하나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는 운명적 해설은 당연히 삼가야 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운명에 얽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삶이 녹록지 않아서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 직장에서 눈치보느라 스트레스 받는 직장인들,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주부와 은퇴 후 삶의 방향이 흐려져 방황하는 노후의 가장들. 이 모든 게 고뇌에근간을 두고 있으므로 운명이 활개를 부르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운명을 철저히 배격하느냐. 그렇지는 않다. 엄청나게 많은 인간이 이미 살아온 세상이다. 대수가 형성되었고, 과거에 더욱 뛰어난 감각과 통찰력으로 세상을 조망한 분들이 남긴 저작은 어느 누구도 넘어설 수가 없다. 빅데이터가 기대주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미래까지 100% 점칠 수는 없으니 선인들이 남긴 삶에 대한 철학서에 우리 인생을 짐작해볼 도리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방도가 없다고 의지하는 과거 철학서가 워낙 뛰어난 까닭에 벗어날 필요도 크지 않지만, 숫자로 운명을 점치는 저자의 시도는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보다 세태를 한 번 되짚어보는 용도로 가볍게 치부해도 좋을 듯 싶다. 주역으로 보는 처세술에 이렇게 깊은 내용이 있다면, 기회를 만들어서 반드시 주역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 인간이 삼라만상을 머금은 존재는 아니어도 충분히 다양한 인성과 삶의 궤적을 갖고 있음은 확실하다. 그렇더라도 대체적 유형은 정해져 있으니 주역을 통해 넓은 시각에서 사람과 인생을 바라보는 시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음 독서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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