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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 그리고 강하다
슈테판 볼만 지음, 김세나 옮김 / 이봄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생각하는 여자는 필요하다. 22인의 세계 여성 중 아시아의 보수적 풍토때문인지 아웅산 수치를 제외하고는 서양권의 여성이 리스트를 차지하고 있다. 삶은 환경에 지배적으로 영향을 받는다.사회 참여가 늦게 허용된 국가는 아시아만 있는 게 아니다. 프랑스도 서유럽에게 가장 늦게 여성에게 투표권을 인정했다.그들의 저항과 도전은 아무래도 긴 호흡으로 이뤄낼 수밖에 없었던 연유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낙태에 대한 사회적 일반화를 뚫고 여권 신장과 보호라는 가치를 내건 여성의 등장은 울림이 아무래도 클 수밖에 없다. 아웅산 수치도 국가의 민주화를 위해 가택연금을 십수년동안 당했고, 군부정권은 그제서야 미국의 입김에 눌려 아웅산 수치를 정치권으로 편입시켰다. 미얀마에 다녀온 사람으로서 지난 10년 동안 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엉망인 미얀마에 실망할 때도 적지 않았다. 남성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어느 것 하나 올바르게 만드는 투사가 없다. 아니, 있기는 해도 군부 패권에 눌려 힘을 못쓰고 있다. 유일하게 여성이자 민주화의 심벌로 자리매김한 수치여사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까닭에 측은하기도 하다. 보부아르의 성에 대한 담론은 대학에서 처음 만났는데, 상당히 충격이었다. 나 또한 동양 문화에서 살았기 때문에 인식의 폭이 사회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충격은 여권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조금씩 넓어졌다.물론, 강력한 패미니즘을 찬성하지는 않는다. 사회가 균형의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속도가 필요하다. 실제 학교에서 강의로 만났던 구달은 이 책에서 다시 만나니 너무나도 반가웠다. 제인 구달의 젊었을 때 모습을 보니, 그녀의 선택에 숙연해지고 말았다. 아름다운 외모를 지녀 아프리카의 험한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젊은 그녀를 보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생각을 했을텐데, 그녀는 현재까지도 왕성히 침팬지를 연구하며 인류의 동물에 대한 가치와 애정을 드높였다. 손을 들어 질문한 친구가 강단에서 너무 떨어져 차마 질문할 기회를 주지 못한 그녀의 표정이 아직도 선하다. 동물하면, 역시 환경보호와 맥을 같이 한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논술 등으로 접했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곤충과 동물을 지독히 사랑하는 내게 진로 자체를 수정하는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얼마 전 타계한 마가릿 대처는 강력한 추동력과 의지, 그리고 실천력을 보여준 리더다. 생각하는 여자가 더욱 많아져 사회의 모순이 균형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환경 변화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