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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파인더 - 인류 최초의 지혜로 미래를 구하다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이승민 옮김 / 정은문고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인류학은 말그대로 인류의 날 문명을 연속적으로 살펴보며 우리의 실체에 다가가는 과정이다. 인류학을 접해본 적은 없었기에 인문학에서, 그리고 역사에서 다루었던 내용의 일부를 빼 전문적으로 기술했으리라 예상했으나,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빠져드는 나를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나도 오랜 역사를 담은 인류의 DNA를 가진 까닭에 우리 지구상의 부족 이야기를 듣는 데 그만 호기심의 발동으로 책장의 마지막까지 꼼꼼히 문자를 탐독하고 말았다. 이렇게 많은 부족들의 맥락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왔다는 점에 신기함을 금할 수 없었고, 인류의 공통된 특징을 인정하며 그저 인간은 우수한 지능을 지닌 생명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식주의 해결과 부족 내 위계서열로 체계를 잡아 안정을 유도하는 지구상의 부족은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의 과거 유형이다.폴리네시안, 안데스, 아나콘다 부족을 둘러보는 작가의 여정을 따라가며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으로 세상을 관통한 기분이다. 인류의 언어가 사라지고, 그러한 상황을 제어할 주체가 이 세상에는 없다. 그것에 대한 애석함이 묻어나는 저자의 집필 의도는 사실 마음이 아픈 내용이다. 인류의 문명 발달사의 큰 지류에서 벗어난 문명은 매체에 의해 가공되며 그저 감탄으로 바라보는 대상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유년기부터 우리는 아마존 문명의 홀딱 벗은 부족인을 다큐멘터리에서 보며 자란다. 당시의 주변 안내를 기억해보자. 아니 힘들게 먼 과거를 떠올릴 필요까진 없다. 지금도 우리는 아프리카 부족민의 전통 행사와 성문화에 대해 미개하다는 잣대로 하등한 평가를 내린다. 그게 사실이다. 물론 인권을 고려하는 계몽기를 지난 현대 문명에게 신체 가해와 성적 억압, 자유의 통제가 정상으로 보일 수는 없다. 그건 정상이다. 다만, 부족민이 인류사에서 차지하는 가치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들도 언젠가는 우리처럼 바뀌리라 예상한다. 지금 그런 부족이 존재하는 오늘날을 감사하며, 저자처럼 애정을 갖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부족민을 미개라 치부하는 우월감을 버리고 인류의 원류를 향한 찬사로 그것을 대신해야 한다.인류학의 가치를 이렇게 늦게 발견해 너무나도 부끄럽다. 자국 중심에서, 세상 중심으로 애정과 관심을 넓히는 방안으로 웨이파인더는 효과적인 길라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