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해킹 - 탐하라, 허락되지 않은 모든 곳을
브래들리 L. 개럿 지음, 오수원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위험한 어른 놀이라고 할까. 허락되지 않았다기보다 위험해서 가까이 하기 힘든 공간을 탐험하는 프로젝트를 담은 책이다. 한국에도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은 장소가 많지만, 유럽은 미로라든가 출입불가 건물 등이 많은 듯하다. 주인공들의 주무대도 유럽이다. 그런데 상당히스케일이 크다. 한국에는 들어가면 나오기 어렵다고 소문난 미로같은 시설은 없다. 땅굴은 들어가 본 적도 없고, 지하 시설이라봐야 지하철과 지하주차장이 전부다. 그런 곳에도 찾아들어가면 안 가본 곳에 발을 디딜 가능성도 높지만, 굳이 그럴 필요를 못 느낄뿐이다.이 책의 저자들은 후기 자본주의의 통제에 저항하자는 신념에서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결국은 런던의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되었지만, 그런 과정이 없었다면 이와 같이 신선한 반항이 곁들어진 책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가보지 못한 곳에 다녀온다는 행위자체가 설렘을 내포하고 있다.그런 장소가 사실상당히 위험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큰 사고 없이 다녀온 저자들을 보면, 인간이 설계하고 준공한 시설인 이상 조심만 한다면 그렇게나쁜 결과를 초래하진 않는 듯하다. 그럼에도 책 속에 소개된 사진들은 아찔한 면면이 많긴 하다.하수도에 들어갈 생각을 하다니... 여름철 이런 저런 안전 사고 속에 하수도와 같은 시설은 들어가보겠다는 마음이 생길리 만무하다.한강 근처에 둘러보면 수상한(?) 장소가 있지만, 냄새도 고약하고 지나치게 어두워서 호기심이 생기지도 않는다. 찾아보면 폐허라든가 수용소로 사용된 과거 시설 등을 얼마든 접할 수 있는데, 여름철 식은땀을 선사하고자 방송사에서도 이런 장소를 찾아가곤 했다. 이 책을 보며, 여름마다 보았던 정체불명의 현상들이 떠올랐다. 저자들은 책에 쓰진 않았지만, 어쩌면 미스터리한 현상을 겪었을지도 모른다. 도시해킹은 인적이 아예 없는 곳을 찾아가는 일이므로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도시 해킹이라고 해서 대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도 신선한 소재라 상당히 감흥이 컸다. 유사한 책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현국면에 이와 같은 소재가 많이 소개되었으면 바라본다. 학자들의 유쾌한 반항은 다음 편으로도 이어질까? 생각을 실천하는 학자의 모습에 갈증을 해소하는 개운함과 대리만족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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