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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로봇의 도덕인가 - 스스로 판단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컴퓨터 윤리의 모든 것
웬델 월러치 & 콜린 알렌 지음, 노태복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잡지에 빈번히 등장하는 한국인 교수 데이스 홍을 볼 때마다 진로의 갈림길에서 로봇을 택하지 않을 걸 후회하고 한다. 앞으로는 로봇시대다. 도덕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인공지능이 바야흐로 인간의 보통 지능에 이를테니 사회 속에서 로봇을 다루는 체계가 필요한 탓이다. 미국에서는 살인로봇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조종 가능한 로봇은 지금도 있지만, 살인까지 염려하는 이유는 기계공학적 측면에서 엄청난 결실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MIT 미디어랩을 필두로 인체공학을 그대로 담은 기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난제였던 뛰기가 가능한 로봇이 나왔고, 이제는 생활 속에서 그 기능을 선보이고 있기까지 하다. 일본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감정 수용 로봇이 인기다. 물론 엄청난 고가지만, 장기 할부로 구매할 수 있어서 독거노인, 양로원 등에서 구매하고 있다. 얼마전 개봉해서 절찬리에 세간의 이목을 끈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도 로봇의 미래역할을 가늠할 수 있었다. 바로 슈트다.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여 전투를 외계인과 비등히 끌고 가는 바로 그 슈트가 일본에서는 노인을 위해 사용된다. 보험도 된다고 한다. 초고령사회가 되며 일본은 노동력 제공에 한계를 느끼고, 스스로 자신을 살피는 슈트를 개발해 인력난을 넘어서려고 노력 중이다. 아이작 아시모프가 이런 광경을 생전에 목도했더라면 과연 어떤 소설을 썼을까. 로봇의 3대 원칙은 변함이 없겠지만, 추가 사항이 있었을지는 모를 일이다. 로봇은 인공지능이지만, 바이트에서 시작한 메모리 공간이 기가, 테라를 넘어 팩토에 이르고 있고, Cpu의 연산 능력은 물리적 제약을 넘어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트랜지스터 집산 회로가 곧 인공지능이다. 인간의 뇌도 생물학적으로는 한도 끝도 없이 복잡하고 신비롭지만, 논리적 기능만으로 놓고 보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복사하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정도로 접근 가능성을 내포한다. 감정은 아직 어렵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온갖 감정과 표현을 엄청난 연산 속도로 메모리에서 끄집어낼 수 있는 하드웨어의 발전이 이룩된다면, 결코 로봇의 형상을 한 인간이 존재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일부러 제도와 정책적으로 막아서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만큼 이 책은 시기적절한 순간에 우리에게 화두를 던진 셈이다. 지금이라도 로봇의 도덕에 대해 생각해놓고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책은 마치 새로운 생명을 다루듯 관찰과 연결을 바탕으로 쉽게 쓰여졌다. 우리가 재단하는 도덕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하다. 미래를 먼저 다녀온 기분으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