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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이 답이다 - 이 불확실한 세계에서 어떻게 현명한 판단을 내릴까
게르트 기거렌처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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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리스크 심리학자의 심도 깊은 분석과 어디서도 못 만나봤던 독특한 사례가 망라된 책이다. 최근 사례가 있어 저자의 의견이 더욱 빛을 발한다. 위험 앞에 우리는 고차 방정식을 풀 수 없다. 사자가 잡아 먹을 듯 달려드는데 도망갈 길을 네비게이션 길 찾듯 여유롭게 추론할 순 없는 노릇이다. 결국 훈련만이 올바른 답을 즉각 도출하는 열쇠가 되는 셈이다. 여기서 나온 사례는 대부분 다른 심리학 서적처럼 잘못 알고 있던 상식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통찰력으로 사실을 꿰뚫어보라고 저자가 인도하는 면이 강점이다. 결혼도 위험의 일부다. 주식과 결혼을 비교한 부분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인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주식을 살 때, 원금을 잃기 전에는 포트폴리오 조절을 하며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기 전에 만전을 기한다. 자산과 부채, 시장의 현황 등을 꼼꼼히 분석한다. 하지만, 원금이 깨지는 불의의 사태가 발생하면, 점차 이성이 마비되고, 본인의 직관에 의존해 주식을 선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원금의 절반, 그 이상을 날리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결혼은 여성이 주로 이런 식으로 접근한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남성이라고 꼭 직관을 활용하지 않은 채 여성을 고르는 건 아닌데, 여성이 그런 경향이 더 강한가 보다. 직관은 리스크를 분석할 시간이 도무지 없을 때 기댈 수 있는 선험적 감각 체계다. 이 사람이다라고 속에서 외쳐버리는 순간, 직관은 결정으로 굳어진다. 위험 판단력을 기르는 길은 험난하다. 이런 모든 걸 경험해보지 않고는 이렇다 저렇다 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얼마든 문제를 넘어설 수 있는 분야도 있다. 보험이 그런 예다. 혜택만 믿고 보험사가 종용하는 대로 움직이면, 본인의 혜택이 늘어나지 않는다. 전부 보험사에 도움이 되는 일만 할 뿐이다. 유방암, 전립샘암 등의 사례가 설득력을 띠는 이유도 우리가 익히 미디어를 통해 보험의 맹점을 들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이 대중화되기 전에는 이런 양상이 분석 되기 이전이고, 사례화되기 이전이라 학계에서도 다루기 어려웠다. 이제는 전 세계적인 비즈니스의 한 축이 되어버린 보험덕분에 보험에서 파생된 각종 사례를 통해 우리의 인식 오류를 발견하기 쉬워졌다. 그럼에도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자 망각의 동물이라서 인지 세대를 거듭하여 비슷하게 당하고 또 당하고 있다. 지금 생각이 답일 수 있지만, 리스크를 쉽게 넘어셔면 생각이 답이라는 직관에만 의존해서는 큰일난다. 성공적인 결정을 위해서는 직관도 중요하고 훈련도 반드시 필요하다.